절도 용의자를 쫓아가는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 경위
가족과 통화를 하던 중 우연히 절도범을 발견한 경찰이 몰래 뒤를 쫓아 절도범을 검거했다. 당시 절도범을 쫓아간 경찰은 철야를 하고 퇴근한 상태였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이 운영하는 유튜브에는 ‘경찰과 절도범의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 경위는 지난 3월 23일 오후 9시 40분경 수원 장안구 소재의 한 카페 앞에서 딸과 통화하던 중 사흘 전 발생한 절도 사건의 용의자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최근 출소해 같은 달 20일 오후 7시 28분경 수원 팔달구 소재의 한 무인 옷가게에서 검은색 티셔츠를 훔쳐 달아났다. 그는 지난 2월 11일에도 수원 소재의 한 도서관에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로도 수배 중이었다.
최 경위는 A 씨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었고, 한눈에 범인임을 알아봤다. 그는 “봤을 때 걔가 맞더라. 고민하는 순간 놓친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건 오래된 습관”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최 경위는 망설임 없이 A 씨의 뒤를 따라갔다. 이후 행궁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동료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최 경위는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쫓으면) 저를 의식할까 봐 통화하는 척하면서 순찰차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순찰차가 도착하기 전 (A 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저를 의식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A 씨가 택시 정류장 앞에 멈춘 것을 보고 최 경위는 순찰차를 기다리다가는 늦을 것이라고 판단해 A 씨에게 달려가 경찰 신분임을 밝히고 그를 검거했다. 이후 순찰차가 도착하자 최 경위는 A 씨를 인계했다.
경찰은 A 씨를 절도 및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위는 “근무할 때만이 아니라 근무하지 않을 때도 이웃으로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경찰이다”라며 “확신이 들었다면 다른 경찰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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