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7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2025.5.17/뉴스1
국내 2위 타이어 업체인 금호타이어가 17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향후 제품 생산과 매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상당량 재고를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에는 당장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974년 설립된 광주 공장은 금호타이어가 국내에 보유한 세 곳의 공장(광주, 평택, 곡성)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공장이다. 하루 3만3000개, 연간 12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어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 능력(연 2700만개)의 45%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생산 시설이다.
금호타이어는 완성차 업체까지 공장 중단 여파가 번지지 않도록 곡성공장 및 해외공장으로 생산 물량을 이전하고 확보해 둔 재고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복구가 장기화할 경우 교체용 타이어 생산을 줄이고 신차용 타이어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금호타이어 제품 전량을 곡성공장에서 받고 있어 일본 수출 물량 등 생산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GGM은 현재 내연기관차 타이어 3000본, 전기차 타이어 4000본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도 금호·한국·넥센타이어 등 복수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고 일부 재고 물량도 남아 있어 당장 자동차 생산에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이후 고부가가치 타이어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 폭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매출 4조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아직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구체적인 손실 집계는 어렵다”고 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광주공장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해 화재 진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비상대책반을 구성,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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