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다지고 정 쌓고… 경로당으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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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확충하고 프로그램 다양화
[강동구] ‘성내 분토골 경로당’ 새 보금자리 마련
[노원구] 재능기부단으로 경로당 프로그램 내실

홀로 사는 노인이 많은 서울 도심이지만 비슷한 또래 노인들을 만나 스트레스를 풀며 건강한 삶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나이 든 어르신을 반기지 않는 곳이 많은 요즘, 나이를 이유로 눈치 볼 일 없는 경로당은 마을 어르신들에겐 없어선 안 될 사랑방. 특별한 일 없이도 모여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웃 간 정을 쌓는 경로당이 있기에 노년은 외롭지 않다. 경로당은 곧 어르신을 돌보는 사회적 복지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이에 서울의 자치구들이 경로당을 중심으로 지역 내 어르신들의 다채로운 삶을 지원하고 나섰다. 강동구(구청장 이수희)는 경로당이 부족했던 성내2동 지역에 예산 36억여 원을 들여 새 경로당을 지었다.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재능기부단을 중심으로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제공한다.

어르신들 위한 새 보금자리 ‘활짝’

성내 분토골 경로당 개소식이 지난달 29일 강동구 성내동에서 이수희 강동구청장(왼쪽에서 아홉번째)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강동구 제공
성내 분토골 경로당 개소식이 지난달 29일 강동구 성내동에서 이수희 강동구청장(왼쪽에서 아홉번째)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강동구 제공
강동구 성내동 176-3 일대에 새로운 구립 경로당이 문을 열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성내 분토골 경로당’ 개소식에는 이수희 구청장을 비롯해 경로당 회장과 회원, 대한노인회 강동구지회장 등 60여 명의 내빈과 관계자가 참석해 개소를 축하했다.

성내 분토골 경로당이 자리한 성내2동은 노인 인구에 비해 경로당 수가 적었던 지역. 동별 경로당 수가 평균 7곳인 다른 지역에 비해 이곳은 4곳에 불과했다. 더욱이 기존 구립 경로당이 성내2동 남서쪽에 몰려 있어 강동역 인근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경로당 이용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구는 2022년과 2024년에 걸쳐 서울시로부터 특별조정교부금을 포함한 총 36억17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새 경로당을 지었다. ‘분토골’이라는 경로당 이름은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성내동 일대가 예로부터 갈분처럼 흰 흙이 많아 ‘분토골’로 불린 데서 유래한 것이다.

대지면적 175㎡, 연면적 247.96㎡,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 분토골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다양한 여가 활동을 지원한다. 층별로 1층에는 노래방 기기가 있는 프로그램실이 자리 잡았고 2층에는 실내용 자전거가 있는 할머니방, 3층에는 러닝머신이 설치된 할아버지방이 들어섰다. 4층 옥상에는 어르신들이 취미활동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상자 텃밭 형태의 정원도 갖췄다.

이 구청장은 “성내 분토골 경로당이 어르신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소통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래 강사가 가르쳐 만족도↑

노원구에서 은퇴한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5070 재능기부단이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노원구에선 은퇴한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5070 재능기부단’이 경로당별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50∼70대 중장년층 중 자격증 보유자나 각 분야 경력자 중 은퇴자 등으로 구성된 ‘5070 재능기부단’은 2020년 20명으로 출발해 현재 30명의 강사가 꾸준히 활동 중이다. 어르신의 관심사와 필요를 반영하고자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스마트폰 활용 △실버 인지미술 △공예 △건강체조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경로당 등에서 제공한다. 지난해에만 총 2329시간의 활동을 펼쳤다.

재능기부단의 활동은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큰 활력이 되고 있다. 기부자는 재능 나눔으로 삶의 활력을 찾고, 수혜자는 맞춤 교육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비슷한 연령대의 강사에게 배우니까 마음이 편하고, 쉽게 잘 설명해서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능기부단으로 활동 중인 어르신 또한 “내 재능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라고 밝혔다.

재능기부단은 올해도 5월부터 본격 활동을 펼친다. 4월에 진행한 수요조사를 토대로 경로당별 수요를 고려한 맞춤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구 역시 어르신들의 더 나은 여가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어르신들이 실생활에서 유용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니어 전용 유튜브 채널 ‘100세 청춘’을 운영하며 △건강 △여가 △복지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 경로당을 직접 방문해 시청 방법도 안내한다.

오 구청장은 “어르신 간의 나눔과 소통이 서로에게 활력이 되는 이러한 사례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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