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중앙지검장-조상원 4차장 사의… ‘도이치 부실수사’ 탄핵 기각 두달만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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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하루 전날 사표 수리될 듯

이창수 지검장(왼쪽), 조상원 차장검사.
이창수 지검장(왼쪽), 조상원 차장검사.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지 1년 만이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지 두 달여 만이다. 이 지검장과 함께 탄핵소추됐다가 복귀한 조상원 4차장검사도 사표를 제출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는 이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두 사람은 모두 탄핵소추에 따른 건강 악화를 이유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는 지난해 12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 탄핵소추를 받았다가 올 3월 헌재가 기각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4차장검사는 지검장을 보좌해 특별수사를 지휘한다.

이 지검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탄핵심판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취임때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고 1년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약속해왔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업무에 복귀한 뒤에도 (자신이) 탄핵소추됐었다는 사실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조 차장검사도 이날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사의 표명에 탄핵이 주효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영향이 있었다”며 “탄핵(심판)에 다녀오면 정신적으로 지치게 된다. 어느 정도 (사직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으로 윤 전 대통령을 보좌했고, 전주지검장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 특혜채용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조 차장검사는 2016년 윤 전 대통령이 수사팀장으로 있던 국정농단 특검팀에 파견된 바 있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5월 교체되고 두 사람이 부임하자 민주당 등 당시 야권은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수사팀이 지난해 7월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뒤 두 사건을 모두 무혐의로 처분해 ‘황제조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두 사람이 새 정부 출범을 고려해 사의를 표명했을 거란 분석이 나왔다. 만약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사상 불이익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금 사직하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두 사람의 사표 수리 예정일은 다음 달 2일이다. 당분간 업무는 계속 할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를 보복 기소한 의혹으로 현직 검사로는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소추됐다 복귀한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탄핵소추#검찰 인사#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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