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문화 확산 선도하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책 읽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앞장… 자원봉사자가 책 읽어 주는 사업
전국 공공-학교 도서관으로 확대… ‘미래꿈희망창작소’ 프로그램 운영
첨단기술 직접 체험하며 독후활동… 해외 도서관과 협력 체계도 구축
어린이들이 서울 강남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미래꿈희망창작소(미꿈소)’에서 독후 활동으로 드론 및 로봇 조작을 하고 있는 모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제공
“한국 사회의 분열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읽으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8일 동아일보와 만난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독서를 통해 사고의 균형 감각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독서 습관 형성 목표로 한 ‘책 읽어 주세요’
서울 강남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래를 열어가는 도서관’을 비전으로 2006년 6월 개관했다. 국내외 어린이·청소년 분야의 여러 지식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도서관이 수집한 지식 정보를 어린이·청소년 및 연구자, 작가 등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전국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서비스 협의회 회원 기관인 전국 1002개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를 대상으로 연 5회 워크숍을 개최한다. 도서관 현장에서 사서가 겪는 어려움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서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이 제공하는 서비스 질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2012년부터는 어린이의 올바른 독서 습관 형성 및 책 읽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책 읽어 주세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어린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자원봉사자가 일대일로 어린이에게 책을 읽어 준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는 주말마다 자원봉사자가 상시 대기한다. 박 관장은 “어렸을 때 어른이 책을 읽어준 경험이 있는 아이가 독서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기관에서 ‘책 읽어 주세요’ 사업을 더 많이 진행할 수 있도록, 전국 공공·학교 도서관에 노란 앞치마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281개 기관에 1924개, 지난해에는 261개 기관에 1367개의 노란 앞치마를 제공했다.
2022년부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축제 현장 등에 1년에 10회 정도 참여해 책 읽어 주세요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 독서에 창작 활동과 첨단기술 더한 ‘미꿈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는 독서와 창작활동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인 ‘미래꿈희망창작소(미꿈소)’다. 2019년부터 매일 운영 중이다. 미꿈소의 프로그램 주제는 매달 달라진다. 월별 주제에 따라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청소년별로 도서를 선정한 뒤 각 선정 도서 내용과 연계해 첨단 및 디지털 기술을 더한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읽기, 생각하기, 만들기, 공유하기의 단계로 진행되며, 모든 단계는 도서관이 보유한 약 80만 권의 도서를 바탕으로 한 독서가 기반이다.
특히 미꿈소는 어린이·청소년이 첨단 기술을 더한 독후 활동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첨단기술 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독서 후 로봇 자율주행, 드론 조작, 3차원(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과 책의 내용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해볼 수 있다.
5월의 미꿈소 주제는 ‘생태계 보전’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대상으로는 선정 도서인 ‘물고기야 미안해’를 읽고 3D펜으로 책 속 세계를 직접 그려보는 독후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관장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로봇이나 드론을 직접 작동해보고, 책 속 로봇 주인공에게 공감해보거나 해양오염 주제의 책을 읽은 후 환경을 위한 드론 활용 방법을 고민해보는 등 이젠 독후 활동의 범위가 확대됐다”며 “어린이·청소년에게 도서관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독서 지향적인 도서관 환경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융합적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서관 서비스 발전 위해 국내외 협력 이어가
어린이·청소년 독서 문화 확산 및 도서관 서비스 향상을 위해 국내외 여러 기관과 다양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점 또한 돋보인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독서 진흥 및 도서관 협력 사업을 위해 200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육아방송, 한국문화정보원 등 다양한 유관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왔다. 지난달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첨단기술 기반의 교육문화 콘텐츠 개발 및 지원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사서추천도서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독서로’ 시스템에 연계해 어린이·청소년의 문해력 증진과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해외 도서관과의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매년 국내외 도서관 관련 전문가 및 실무자를 초청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시대적 현안을 공유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과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국제 심포지엄은 ‘다름을 넘어, 함께 성장하는 어린이청소년’을 주제로 하며, 다음 달 12일부터 13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추진된 ‘아세안 어린이 독서문화 발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박 관장은 “독일, 싱가포르, 노르웨이 등 여러 국가 도서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자료 교환, 업무 교류 등 국제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린이·청소년 도서관 분야의 전문성 및 서비스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국제적 연대와 전문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