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일하며 손님들의 무심한 말에 자존감이 무너졌다는 청년의 사연이 알려지며, ‘나이’와 ‘직업’을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되돌아보게 한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1996년생 A 씨가 게시한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최근 한 백반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 그 과정에서 겪은 무례한 질문과 시선을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우울증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후 올해부터 다시 사회 활동을 시작하며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손님들은 그의 나이를 문제 삼는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몇 살이냐”, “그 좋은 나이에 왜 식당 알바를 하느냐”, “이제 회사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은 기본이었다. 자격증 공부 중이라고 답하면 “어떤 자격증이냐”며 캐묻는 손님도 있었다. 목에 사원증을 건 커플은 자신들끼리 나이 맞히기를 하며 웃음거리로 삼기도 했다고 A 씨는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또 일부 손님은 본인의 자녀와 비교하거나 “알바하지 말고 자리 잡아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최근 겪은 일화도 전했다. 어느 날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명함을 건넨 뒤 연락이 오갔으나, A 씨가 자신의 나이를 밝힌 이후 상대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남성은 “연상은 만나봤지만 다들 자리 잡은 사람이었다”고 말하며 대화를 회피했고, 결국 A 씨가 먼저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다.
27살이던 남성은 A씨가 대학생일 것으로 짐작하고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A 씨는 함께 일하는 19세 아르바이트생과 비교되면서 위축되는 심정도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욱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특정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15~29세 청년 중 실업자, 쉬었음, 취업준비 상태인 인구는 총 120만 7000여 명에 달했다. 이 중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 청년은 93만 6000명, 17시간 이하 초단기 근로자는 44만 5000명이었다.
해당 사연에 대해 누리꾼들은 “나이 서른에 놀고 있는 게 부끄러운 것이지, 어디서든 일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A 씨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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