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북토크를 마친 후 월드비전 전북사업본부 꿈디자이너 아동들과 최원형 작가(앞줄 맨 오른쪽)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옷장에서 미처 꺼내 보지 않은 옷이 15벌은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소비를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5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앞두고 월드비전 전북사업본부의 ‘꿈디자이너 비전원정대’가 지난 17일 특별한 북토크 행사를 열었다. 이날 북토크에는 총 60명의 꿈디자이너 중 51명의 아동이 참여했으며 이 중 5명은 기획단으로 참여해 사전 준비부터 사회 진행까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날 북토크에는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의 저자인 최원형 작가가 자리를 함께했다. 아이들은 사전에 이 책을 함께 읽고 북토크를 준비했다. 일상 속 소비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는 시간을 가지며 책 속 질문을 바탕으로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북토크에서 최 작가는 “어떤 아이가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참아요?’라고 묻는데 그 질문 하나에서 아이의 내면에서 일어난 변화를 느낄 수 있었어요. 소비를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참는다’는 생각은 이미 기후 위기에 대한 감수성이 생긴 거죠”라며 아이들의 변화에 감동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수미(가명), 진영(가명) 학생은 “옷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공정 무역 초콜릿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돼 한번 사 먹어보고 싶다”며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고기 없는 날’도 실천하며 일상을 조금씩 바꿔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진영 학생은 이어 “안 읽은 이메일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휴대폰 알림이 늘 켜져 있는 제 모습이 떠올라 찔리기도 했어요”라고 전했다.
최 작가는 전자레인지 없이 사는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며 “전자레인지 부품 하나 고치려다 보니 전체 가격보다 더 비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사회는 고쳐 쓰기보다는 새로 사는 것을 당연하게 만들죠. 정책적으로도 고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나 네덜란드에서 시행 중인 ‘수리권 보장’ 제도와 ‘리페어 카페’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도 고쳐 쓰는 문화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북토크는 아이들의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기후 위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일이에요. 지금 내가 하지 않은 선택이 다음 세대에게 짐이 될 수 있어요.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작은 실천을 하나씩 해보면 좋겠어요.”
‘기후 위기는 나의 문제’라는 인식 전환이 시작된 자리. 북토크를 통해 아이들은 단순한 책 읽기를 넘어 일상의 방식을 바꾸는 ‘생각의 시작점’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오늘 이 자리에서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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