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마지막 교섭…내일 출근길 대란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7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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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또 멈추는 ‘버스 대란’ 가능성
부산·울산 등 전국 시내버스도 파업에 동참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버스의 2년 연속 파업 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8일 첫차부터 파업을 예고한 서울 버스 노조와 사측이 최종 교섭 기한인 27일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 대규모 교통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버스 노조와 사측은 올해 총 9차례의 본교섭을 벌였고, 지난달 29일 2차 조정 회의 결렬 이후에도 실무 협의를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진행된 마지막 교섭은 사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열렸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사측이 노조 요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다”며 “오늘은 그 얘기를 직접 듣기 위해 교섭에 응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내린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판결을 근거로, 버스 기사들의 정기 상여금 역시 통상임금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이 함께 인상된다. 이와 함께 기본급 8.2% 인상, 운전직 호봉 상한 상향, 정년 연장, 하계 유급휴가 신설 등도 주요 요구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인건비가 10% 늘어나고, 기본급 인상까지 더하면 총 20% 가까이 상승한다”며 “운송 수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 버스 노조가 속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자동차노조연맹은 이날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8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서울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 울산, 경남 창원 등도 28일부터 동시 파업에 나서며, 전남과 광주는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전국 1만2000여 대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만 7400여 대의 버스가 시민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대중교통에 큰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시내버스는 지난해 1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에도 임금협상 결렬로 첫차부터 전 노선이 멈춰섰고, 오전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파업 11시간 만에 노사가 임금 인상과 명절 수당 지급에 합의해 오후 3시 10분부터 전면 운행이 재개됐다.

시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겠지만, 시내버스 공백을 완전히 메우긴 어려울 것”이라며 “막판 교섭이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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