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꿈의 암치료기’ 잇단 도입…내게 맞는 치료법은?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5월 27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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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 암 파괴력 2.5~3배 이상 높아
양성자 주변 정상조직 손상 거의 없어
환자 상태 따라 적절한 치료법 택해야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06.12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가속기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06.12 서울=뉴시스
국내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최첨단 암 치료 장비인 중입자·양성자 치료기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치료기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지만 장단점이 달라 환자별 상태와 암의 종류, 치료 효과, 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한 곳은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이다. 고려대의료원도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2023년 세브란스에서 처음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2027년 부산 기장에서 중입자 치료기를 가동하기로 하고 지난해 공사에 착수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서울 송파구에 중입자 치료시설을 건립해 2031년부터 중입자 치료기를 가동할 예정이다.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 모두 입자를 이용해 암 조직에만 강력한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붓고 빠르게 사라지는 ‘브래그 피크’ 현상을 활용하는 방사선 치료법이다.

중입자 치료는 빛의 속도의 70% 정도까지 탄소 입자를 가속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일반 방사선 치료에 활용되는 엑스선이나 양성자 치료에 활용되는 수소 이온(양성자)에 비해 무거운 입자인 탄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 파괴력이 2.5~3배 이상 높다.

이익재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교실 교수(세브란스병원 진료혁신부원장)는 “중입자 치료는 기존 치료에 비해 더욱 큰 암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입자 치료는 한 번에 쏘는 양을 늘려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치료 1회당 방사선이 나가는 시간이 2분 정도로 짧다.

중입자 치료는 췌장암, 성인의 뼈나 근육에 생기는 육종, 재발이 잦은 암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2023년 4월 전립선암을 시작으로 췌장암, 간암, 폐암 등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중입자 치료는 암 덩어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미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절제술로 절제해 덩어리가 보이지 않는 경우, 다발성 전이가 있는 경우 방사선이 정상 장기에 조사될 수 있어 치료가 어렵다. 치료비도 환자의 상태에 따른 치료횟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임상에서 활용해온 기간이 짧아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립선암은 약 5500만 원, 간암은 6000만~7000만 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양성자 치료는 중입자 치료에 활용되는 탄소보다 가벼운 양성자를 빛의 60% 속도까지 가속해 암 조직을 파괴한다. 목표한 암 조직에만 방사선을 최대한 전달하다 보니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은 거의 없다. 주로 소아암과 간, 뇌종양, 폐, 췌장 등의 암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했고 18년간 임상 데이터들이 쌓이면서 췌장암, 담도암, 폐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 활용하고 있다. 김태현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18년 이상 양성자 치료기를 가동해 오면서 많은 암종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면서 “한 예로 3cm 이하 크기의 간암 환자에서 완치 목적의 표준 치료인 고주파 열치료와 비교해도 생존율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박중원·김태현·고영환 교수 연구팀이 간세포암종 환자 144명을 간기능 등급과 병기에 따라 각각 양성자치료군 72명과 고주파열치료군 7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2013년부터 7년간 연구한 결과 2년 국소 무진행 생존율은 양성자 치료군은 94.8%, 고주파 열치료군은 83.9%였다. 3·4년 국소 무진행 생존율도 두 치료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양성자 치료는 엑스선을 이용하는 일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이 적어 부작용이 적긴 하지만 방사선 치료의 일종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방사선 치료 계획을 어떻게 세우냐에 따라 부작용의 종류나 빈도, 중증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양성자 치료는 18세 미만 어린이 뇌종양·두경부암 등 소아암 전체, 폐암·식도암 같은 흉부 종양, 간암·뇌종양·췌장암·식도암 등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본인 부담 비용은 100~200만 원 정도(10~20회 치료 기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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