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임단협 막판까지 진통… 출근길 대란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두고 팽팽
결렬땐 오늘 새벽 첫차부터 총파업
부산-광주 등도 파업 동참 의사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28일 새벽 첫차부터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 양측은 27일 밤까지 막판 협상을 이어갔다. 파업에 돌입한다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3시경부터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 협상은 사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해 9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최종 조정 회의마저 결렬됐고, 이후 여러 차례 실무진 간 비공개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하루와 이달 7일부터 파업 대신 이른바 ‘준법 투쟁’으로 일부 버스를 지연 운행하는 쟁의행위를 벌이고 있다.

양측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버스 기사 정기 상여금 역시 통상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반영하면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이 오른다. 이와 더불어 기본급 8.2% 인상, 운전직 호봉 상한 상향, 정년 연장, 하계 유급휴가 신설 등도 요구했다. 이날 노조 측은 “정기 상여금 통상임금 반영 등은 조합원의 권리이자 모든 회사가 준수해야 할 법률상 의무”라며 사측에 항의서를 제출했다.

반면 사측은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거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버스 기사 월급은 4호봉 기준 평균 513만 원인데 노조 요구를 수용하면 평균 639만 원으로 약 25% 오른다. 현재도 인건비만 전체 비용 중 약 70%에 이르는 만큼 이번 인상안까지 반영하면 수익이 크게 떨어져 사업 지속이 어렵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이날 사측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민의 출퇴근길을 볼모로 삼아 요구안을 관철하려는 무모한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이번 협상마저 틀어진다면 시민 교통 불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로 12년 만에 파업에 나서면서 시민들이 지하철과 택시 등에 몰리는 등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임금 인상과 명절 수당 지급에 합의하면서 당일 오후 3시 10분부터 전면 운행이 재개됐다.

한편 부산과 광주, 울산 등 다른 시도 버스 노조에서도 이번 파업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노조 측은 전국 동시 파업이 진행되면 시내버스 약 1만2000대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 시내버스#노동조합#총파업#임금협상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