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기다려도 안와” 창원 시내버스 95%가 멈춰섰다…서울 유보-부산 극적 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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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노사의 2차·3차 조정이 최종 결렬돼 28일 시내버스 9개사 669대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창원시가 비상수송대책으로 전세버스와 관용버스, 임차택시를 투입해 운영에 들어갔으나 버스전용차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05.28. 창원=뉴시스
“오늘부터 파업하는 걸 알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는데, 평소 15분 간격으로 오는 버스가 4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습니다.”

28일 오전 7시 30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 씨(43)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창원 시내버스의 95%가 멈춰서면서 김 씨를 비롯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던 부산과 창원 시내버스 노조는 28일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예고했던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다만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시내버스 노조의 이번 임단협 쟁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27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8일 첫차부터 서울·부산·울산·창원 등에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14개 시내버스 회사 중 준공영제 운송사 9개 업체(669대)가 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이날 오전 3시경 조정이 결렬됐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 임금 8.2% 인상, 정년 63세에서 65세 연장 등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부산 강서구 강서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 운행을 앞둔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2025.5.27. 뉴스1
반면 서울과 울산은 파업을 유보했다. 서울시내버스노조는 이날 오전 2시경 용산구 노조 사무실에서 지부장 총회를 열고, 재적 63명 가운데 49명이 파업 유보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파업 찬성은 11명, 기권은 3명이었다. 이는 총파업 선언 약 2시간 만에 결정된 결과다. 앞서 노조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막판 교섭을 진행했으나, 이날 오전 0시경 협상이 결렬됐었다.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던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을 유보한 28일 서울 중구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버스가 오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계속된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협상은 이날 오전 0시 결렬돼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으나 이후 노조 지부장 총회 투표를 통해 파업 유보를 결정했다. 2025.5.28. 뉴스1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총파업 대신 법적 대응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10년 넘게 진행 중인 동아운수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만큼, 그 판결이 향후 협상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와 사측의 입장 변화 없이 파업에 돌입해도 실익이 없다”고 밝히며, “당분간 소송과 노동부 진정을 통한 권리 구제 등 법률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시내버스 노사도 임단협 교섭 마감 시한을 거듭 연장하면서, 28일 새벽부터 예정됐던 파업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부산 시내버스 노사는 임금 협상을 타결하며 파업을 종료했다. 노사는 성과상여금과 하계휴가비를 폐지하고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기사들의 총임금은 10.48% 상승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전국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임단협을 체결한 첫 사례로,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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