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디모데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이 과일을 먹고 있다. 서울시가 지역아동센터 아동에게 과일 제공하는 민관협력 사업 “얘들아 과일먹자” 프로젝트.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오늘 과일 뭐예요?” “와, 맛있는 거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디모데지역아동센터 3층 식당에서는 아이들의 이런 감탄사가 오갔다. 센터 직원이 참외와 방울토마토를 물로 씻어 껍질과 꼭지를 칼로 잘라 큰 그릇에 담아내자 4층 다목적실에서 놀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 7명이 달려와 이야기한 것이다.
아이들은 참외 1개, 방울토마토 7개를 담은 작은 흰 접시와 포크를 받아들고 활짝 웃으며 식탁으로 향했다. “더 먹고 싶은 친구는 얘기해요”라는 센터 직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장 먼저 그릇을 비운 박모 군(10)이 “선생님, 저 참외 더 주세요”라고 했다. 박 군은 “학교 급식으로 나온 망고보다 맛있다”며 웃었다.
●주 2회 신선한 제철 과일 제공
서울시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제철 과일을 지원하는 ‘얘들아 과일 먹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8일부터 지역아동센터와 복지센터를 통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손질된 과일을 주 2회 제공 중이다. 참외, 방울토마토 등 신선한 제철 과일을 아이들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나누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아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빈곤 가구 아동의 16.21%는 일주일에 한 번도 신선한 과일을 먹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협력한 6개 민간 과일 도매업체가 당일 오전 7시까지 과일을 공급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분기별로 영양 교육도 병행된다.
정혜선 디모데지역아동센터장은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워 아이들에게 제철 과일을 사 먹이지 못하는 가정이 많지만, 보호자의 돌봄 시간이 너무 부족해 나쁜 식생활에 방치된 아이들도 많다”며 “센터 방문 초기 아토피를 앓던 아이들이 신선한 과일 덕분인지 피부 질환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2013년 시작돼 올해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와 키움센터 등으로 확대됐다. 민간 후원이 늘면서 지원 대상 기관도 지난해 243곳에서 올해 480곳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과일 등 구매 가능한 카드 지급
서울 각 자치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식품 바우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생계급여 수급 가구 중 임산부, 영유아, 18세 이하 아동이 포함된 가구에 국산 신선 농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4인 가구 기준 월 10만 원, 연 최대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대상 품목은 국산 과일, 채소, 흰 우유, 육류, 두부, 잡곡 등이며, 가공식품과 음료는 제외된다.
전용 전자카드를 통해 농협 하나로마트, GS더프레시, 오아시스, GS25, CU 등 지정 매장과 농협몰 등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신청은 12월까지 주민센터 방문이나 농식품 바우처 누리집, 콜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서울에서는 중구, 성동구, 노원구, 영등포구 등 17개 자치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하반기(7~12월)에는 모든 자치구가 참여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