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쟁기념관에서 한국 전통 의상으로 소개됐던 중국풍 옷이 철거된 모습. 서경덕 교수 제공.
호주 전쟁기념관이 한국 전통 의상으로 잘못 소개한 중국풍 의복 전시물을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항의 끝에 결국 철거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8일 “캔버라 한인회와 교민 사회, 유학생분들이 꾸준히 항의해 주신 덕분에 전시물이 철거됐다”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가 이 문제를 처음 지적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그는 호주 캔버라에 있는 전쟁기념관이 중국 청나라 시대의 유물로 보이는 의복을 태극기와 함께 전시하면서, 이를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잘못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가 공개한 사진 등에 따르면, 해당 전시물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어린이 전통 의상’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서 교수와 호주 교민 등은 전쟁기념관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며, 이른 시일 내에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호주 전쟁기념관은 해당 의복을 ‘한국 전통 의상’으로 잘못 표기한 사실을 인지하고 설명 문구를 수정했다. 그러나 교민들은 문구가 수정되었더라도 태극기 앞에 중국풍 의복이 전시되어 있으면 방문객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결국 전쟁기념관 측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이 한복도 자신의 문화에서 유래됐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한국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941년 문을 연 호주 전쟁기념관은 호주가 참전했던 전쟁의 군인들을 기리고, 관련 물품들을 전시하는 등 호주 내에서 중요한 국가 기념관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는 6·25전쟁 당시 약 1만 7000명의 군인을 파병하며 한국을 지원한 주요 참전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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