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보 의료수가 1.93% 인상… 진료비-건보료 오를듯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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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율 동결돼 재정압박 심화
내년 3000억대 적자 전환 예상
“재정 안정성 확보 대책 마련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있다. 2025.01.14. 뉴시스
정부가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진료비인 수가를 내년에 1.93%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나 건강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수가가 오르면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가는 돈이 많아진다. 대선 후보들이 건보 재정이 투입되는 공약을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진료비 및 건보료가 인상되더라도 건보 재정의 압박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일 “대한병원협회 등 7개 단체와 2026년도 요양 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을 마치고 5월 31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심의 및 의결했다”고 밝혔다. 7개 보건의료 단체 중 한 곳도 결렬되지 않고 모두 협상이 타결된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수가란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 대가다. 개별 의료행위별로 정해지는 ‘상대 가치 점수’에 ‘환산 지수’를 곱해 책정한다. 이번에 의결된 내년 평균 환산지수 인상률은 1.93%다. 올해(1.96%)보다는 소폭 낮다. 공단은 이번 수가 인상으로 내년 건보 재정에서 1조3948억 원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단 수가협상단장인 김남훈 급여 상임이사는 “올해 수가 협상은 의료 대란 상황에 따라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보다도 더 어려운 여건에서 진행됐다”며 “필수 의료 체계 구축과 의료 인프라 유지, 건강보험 가입자의 부담 수준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수가 인상으로 건보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내년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건보 재정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재정 전망에 따르면 2026년 건보 재정 수지는 3072억 원 적자로 전환된다. 2028년이면 적자가 1조5836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건보료를 걷는 기준인 건보료율은 2년 연속 동결돼 재정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으로 예상되던 적자 전환 시점이 의정 갈등 장기화 영향으로 올해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정 갈등 국면에서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필수 의료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건보 재정이 투입된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대규모 건보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대책은 제시하지 않아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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