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의 딸을 무는 개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초등학교 2학년 여아를 물은 대형견의 주인이 피해 아동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온라인상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개물림 사건. 견주는 아이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주장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7일 오후 2시경 전북 부안의 한 카페에서 발생했고, 글쓴이는 피해 아동의 아버지 A 씨다.
A 씨는 피해 아동이 초등학교 2학년생 여자아이로, 자신을 포함한 가족 8명과 카페에 갔다가 개 물림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딸아이와 카페 외부에서 메뉴판을 살피며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고 한다.
A 씨의 딸은 맛있는 음료를 사준다는 말에 기뻐하며 제자리에서 콩콩 뛰었다. 하지만 그때 주변에 있던 대형견이 갑자기 달려들어 딸의 팔을 물었다. 당시 대형견은 입마개도 하지 않았고, 외부에 나와 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A 씨는 “대형견이 묶인 위치는 카페 출입문 근처로 손님들의 동선과 겹치는 위험한 곳이었다”며 “뒤따라오던 아내가 놀라서 카페 안으로 들어가 견주를 불러냈고, 저는 즉시 119에 연락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의 딸을 무는 개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하지만 A 씨는 이틀 후 견주와의 통화에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견주는 “아이가 개 앞에서 방방 뛰어 개를 자극했으므로 100% 견주 과실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A 씨는 이에 원만한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 씨는 “딸아이는 마른 체형에 팔이 얇아 개에 물린 상처가 깊고, 오른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심하게 부어오른 상태다”라며 “정신적인 충격도 커서, 멀리서 강아지만 봐도 무서워하며 공포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심리 치료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리고 여린 막내딸이 개에 물리는 사고를 당하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고 고통스럽다”며 “아이가 개에 물려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니 그 당시 아이가 느끼는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저 역시 부모로서 극심한 불안 상태”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니 견주가 개를 묶어놨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100% 견주 책임이다. 목줄은 있었지만 사람에게 달려들지 않게 고정을 했어야 했다”, “치료비 아끼려고 책임 전가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