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심했었는데”…대선 후 집회 인원 ‘30명’ 활짝 열린 광화문

  • 뉴스1
  • 입력 2025년 6월 7일 14시 33분


코멘트

주말마다 대규모 집회 광화문…집회 인파 30명 내외 그쳐
나들이 인파로 ‘활기’…시민들 “예전같은 평화로움 좋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8도를 기록하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6.6/뉴스1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8도를 기록하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6.6/뉴스1
“한창 집회할 땐 카페 문을 닫아놔도 직원과 둘이서 대화가 안 될 정도의 소음이었어요. 이제 소음이 좀 줄어들까 싶네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영식 씨(가명·60대)는 “예전에 소음 신고도 해봤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아직 완전히 집회가 멈춘 건 아니지만 규모가 줄어들었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매주 주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측 집회가 열리던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은 이날 도로 통제 없이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자유통일당 주최의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가 이날 오후 1시 동화면세점 앞에서 1만 명 규모로 신고됐지만, 작은 트럭만이 인도에 설치된 상태였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50대~70대 장년층 25명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았지만, 트럭 앞에 놓인 30여 개의 의자도 다 차지 않았다. 집회 장소에서 7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티 투어버스 탑승장에 있는 외국인·시민들이 집회 참여 인원보다 많았다.

이날 집회 트럭 주변으로는 ‘전광훈 알뜰폰(퍼스트모바일)’과 지역별 조직 ‘자유마을’ 부스가 한두곳 정도 설치됐지만, 이전의 집회에서 십수 명의 홍보 인력이 동원됐던 것과는 달리 노란 조끼를 입은 이들은 3명 정도에 그쳤다.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도 5명 이내로 확연히 줄었다.

집회 신고 시각인 오후 1시쯤이 되자 집회 트럭에선 노래가 나오고 ‘순국결사대’ 조끼를 입은 이들 3명이 북과 꽹과리를 쳤다.

하지만 도로 몇 차선을 통제해 대규모 무대와 대형 스피커를 설치했던 기존 집회와는 달리, 100m가량 떨어진 이순신 장군 동상 부근에선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7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인도에서 자유통일당 주최 집회가 열리는 모습. 2025.6.7/뉴스1
7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인도에서 자유통일당 주최 집회가 열리는 모습. 2025.6.7/뉴스1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회 국악의 날 국악 주간’ 행사를 찾은 김다혜 씨(60·여)는 “최근 뉴스만 봐도 광화문에서 주말마다 집회한다고 해서, 광화문에 많이 안 나왔다”며 “손주들 데리고 나왔다가 괜히 애들 충격만 먹을까봐 그랬는데, 대선이 끝나서 그런가 오늘은 도로 막아 놓은 것도 없고 예전같은 평화로움이라 좋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광화문광장 명량 분수에 나들이 나온 이 모 씨(32·남)는 “최근엔 바쁘기도 하고, 여기에 전 목사 집회도 열린다고 하니 애들이 험한 말 들을까 봐 광화문으로는 안 나왔었다”며 “저기 인도에서 집회 같은 게 열리는 건 광화문역에서 나오면서 보긴 했는데, 규모가 작더라. 도로 막아놓고 크게 스피커 틀어놓고 집회할 때와는 확실히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카페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대국본 측 집회가 잦아들고 있음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씨는 “제 기억으론 지난해까진 종교 집회를 안 했던 것 같은데, 계엄 터지고 나서 12월부터 매주 주말마다 집회하니 힘들었다”며 “오늘도 원래 집회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보니까 오후 1시부터 신고가 되어있긴 하더라. 그래도 소음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인근 식당 사장인 50대 박 모 씨도 “솔직히 주말마다 여기 전 목사 자유마을 호객하는 사람들도 많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도 크니까, 사장인 나도 광화문에 안 오고 싶은 지경이었다”며 “이제 예전처럼 평화로운 광화문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도 이번 주말엔 관리해야 할 주요 집회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에서 신고된 정치 집회는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보수 유튜버 벨라도 등 주최로 열리는 윤 전 대통령 응원 집회, 오후 5시 교대역 앞에서 열리는 촛불행동 측 사법부 규탄 촛불집회 등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