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우르겐치공항 개발 MOU… 신공항 건설과 터미널 운영 도맡아
2009년 이라크로 첫 해외사업 진출
쿠웨이트-인도네시아 등 영역 확장
최근 폴란드 신공항 컨설팅 수주도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달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들과 ‘우르겐치공항 개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지난달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라마토프 아칠바이 우즈베키스탄 부총리가 반갑게 만나 악수했다. 우즈베키스탄 서쪽의 관문인 우르겐치공항 개발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한 것. 이번 MOU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와 우즈베키스탄공항공사는 앞으로 계약 체결에 앞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직원 연수와 항공사 유치, 공항 운영 노하우 교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4월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우르겐치공항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천공항공사를 최종 선정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중앙아시아 국가의 공항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 사업은 신공항 건설과 운영을 민간 사업자 주도로 수행하는 방식(BTO)으로 추진된다. 3개월 동안 본협상을 거쳐 최종적으로 계약이 체결되면 2000억여 원을 들여 연간 약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을 새로 건설하고, 19년 동안 공항을 운영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가 터미널 운영권을 갖기 때문에 국내 건설회사와 엔지니어링 업체의 동반 진출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사장은 “MOU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특별 면담을 통해 개발계획을 직접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업은 중앙아시아에서 공항 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글로벌 경쟁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연 뒤 매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인천공항공사는 2009년 이라크 아르빌 신공항 운영 지원 컨설팅 사업(3150만 달러)을 수주하며 해외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해외사업은 오랜 항공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공항 기업이 전통적 강세를 보였기에 인천공항공사가 해외사업 진출에 성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인천공항공사는 꾸준하게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초기에는 주로 공항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 분야에 국한됐다.
하지만 2018년 쿠웨이트 제4여객터미널 위탁 운영 사업을 수주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쿠웨이트 내 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최초의 외국 운영사가 된 것. 2021년에는 스위스 취리히 공항 등 세계적인 공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주한 ‘항나딤 국제공항(바탐 공항) 운영 및 개발사업’을 따냈다. 약 6000억 원 규모의 민관협력 개발사업에 자본금(30%)을 출자해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확대됐다.
2024년에는 두 번째 투자개발 사업인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개발 운영 민간투자 사업’을 계약했다. 2049년까지 마닐라 공항의 개발과 운영, 유지 보수 사업을 맡고 있으며 산미겔사 등과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 지분의 10%를 확보해 배당수익을 받게 된다. 이 밖에 2021년 폴란드 바르샤바 신공항 건설을 위한 전략적 자문 컨설팅 사업을 수주해 유럽까지 진출하는 등 지금까지 18개국에서 39개 사업(4억500만 달러 규모)을 따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몬테네그로의 2개 공항 운영개발 민간투자 개발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볼레국제공항 디지털 전환 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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