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부심이 존재하나 봐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여성 A씨는 “거주하는 동네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있다. 동네를 소개하자면 이 지역에서 슬럼가라고 불리기도 하고 거지 동네라고도 불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서 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우스갯소리로 ‘잘 때 OO동 쪽으로 머리도 두고 자면 안 된다’는 말까지 있다”며 “그만큼 이미지가 좋지 않다. 하지만 제 사업장이 집 근처다 보니 저희는 주택살이를 한다. 1층에 친정엄마가 계시고 2층에는 저희 세 가족이 산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다며 평수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들었지만 아이는 또다시 큰 평수로 이사 가자고 졸랐다. 아이는 “자주 가는 단지 내 놀이터에서 애들끼리 서로 집이 몇 평이냐고, 작은 평수는 무시하고 주택 사는 애들도 무시하고 안 놀아준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앞서 말했다시피 낙후된 지역이라 브랜드 아파트여도 가격이 귀엽다. 아파트에 입주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닌데 애들끼리 아파트 부심에 평수별로 계급이 나누어지는 듯한 이 상황이 그저 황당하기도 하고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 교육을 위해 제가 번거롭더라도 동네를 옮겨 이사하고 저는 출퇴근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아이가 원하는 아파트로 이사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깊다”며 “업장 규모는 작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히 할 수 있고, 정든 이곳을 떠나기가 망설여진다. 남편은 제 선택에 움직이겠다고 한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 조언을 얻고 싶다”고 전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렸다. 일부는 “그 아이들이 잘못된 거지만, 이사할 수 있는 형편이라면 이사한다. 아이가 상처를 받으니 좋은 영향은 아닐 것 같다”, “아이들 시선 때문에 주거지를 옮길 필요가 있나 싶다가도 내 아이가 그런 동네 아이들과 어울린다 생각하면 당장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이들은 “이사 가면 당신 자녀도 그 아이들과 똑같은 아이 만드는 거다”, “잘못된 건 바로 잡고 알려줘야지. 그 말에 거처를 옮기는 건 당신도 아파트 부심에 동조한다는 것”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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