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제주 중문해수욕장에서 구조된 10대 2명이 소방대원들의 처치를 받고 있다.(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수욕장과 하천 등에서 수난사고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제주소방본부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34분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 인근 해상에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물에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수상오토바이와 드론 등을 동원해 학생을 구조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같은 날 오후 6시 6분쯤에는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14세와 16세 미국 국적의 남학생 2명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대가 출동했으나, 두 학생은 서핑객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15일에는 서귀포시 서귀동 새섬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역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차량이 추락해 300m가량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오전 10시 13분쯤 청송읍 부곡리 하천에 차량이 떠내려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지붕 위에 고립돼 있던 30대 여성 A 씨와 9살 딸을 로프와 크레인을 이용해 무사히 구조했다. A 씨는 친정집으로 향하던 중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 하천으로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소방 관계자는 “차량이 300m가량 떠내려가다 바닥에 걸려 멈췄다”며 “참사로 이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구조됐다”고 전했다.
부산에서는 14일 자정부터 1시간 동안 61.2㎜의 폭우가 쏟아지며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6월 기준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2시 30분쯤 연제구의 한 도로에서는 30대 여성이 열린 맨홀에 빠졌지만 인근 주민에 의해 별다른 부상 없이 구조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하루 동안 침수 등 기상 관련 신고 36건에 대응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수난사고 구조 건수는 총 5만4552건으로, 이 중 8월이 1만1583건(21.2%)으로 가장 많았고, 7월이 8236건(15%)이었다. 유형별로는 침수 사고(6282건), 물놀이 사고(3239건), 계곡 급류 사고(917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물놀이 사고로는 총 122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8월에만 58명(48%)이 사망했다. 주요 사고 장소는 계곡(32%), 하천(30%), 해수욕장(26%), 갯벌·해변(12%) 순이었다. 사고 원인으로는 수영 미숙(36%), 안전 부주의(33%), 음주 수영(17%) 등이 꼽혔다.
소방당국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계곡 등 250곳에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운영하고 있다. 구조대는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민간 자원봉사자 등 총 5546명으로 구성돼 순찰, 안전 지도, 구조 활동과 함께 물놀이 안전 수칙도 적극 홍보한다.
김재운 소방청 구조과장은 “안전요원이 없거나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는 절대 접근하지 말고,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며 “수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일반인이 직접 물에 들어가 구조하기보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근처 구조장비함의 장비를 활용해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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