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두 번째’ 김해공항 활주로 오착륙…대책은 없나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16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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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개항 전까지 위험 지속
2012년 이후 오착륙 준사고 4번 발생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한 항공기가 계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11.17 부산=뉴시스
부산 김해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한 항공기가 계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11.17 부산=뉴시스
김해국제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관제 지시와 다른 활주로에 착륙하는 오착륙 준사고가 또 발생했다.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김해공항의 특수한 지형과 접근 방식 탓에 유사 사고 위험이 가덕도신공항 개항 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공항공사와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17분께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만 국적기 중화항공 CI184편이 김해공항에 착륙하던 중 착륙 허가 받은 18R 활주로가 아닌 바로 옆 18L 활주로에 오착륙했다.

당시 18L 활주로에는 다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었으나 관제사가 급히 막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오착륙 준사고(항공기의 안전 운항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것)는 올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3월25일에는 일본 삿포로에서 출발한 진에어 LJ312편 항공기가 김해공항에서 활주로를 착각해 허가 받은 활주로가 아닌 활주로에 착륙했다.

2012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항공기 오착륙 준사고는 올해를 포함해 총 4건이다. 2012년 5월 에어부산 BX8108편은 146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착륙을 허가받는 18R 활주로가 아닌 18L 활주로에 착륙하면서 준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2019년 9월에도 상하이항공 항공기 역시 허가받은 활주로가 아닌 다른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같은 오착륙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선회접근 착륙(서클링 어프로치)’이 꼽힌다.

김해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는 남해 바다 쪽에서 김해평야를 바라보며 기계착륙장치(ILS) 유도를 따라 접근한다. 하지만 4월부터 8월까지 남풍이 강하게 불면 바다 쪽에서 접근하다 활주로를 끼고 시계 방향으로 180도 돌아서 활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걸 선회접근 착륙이라고 부른다.

다른 공항 같으면 남풍이 강하게 불 때 처음부터 북쪽에서 접근하면 되는데 김해공항의 경우 활주로 북쪽에 돗대산과 신어산이 있어서 이렇게 접근해야 한다.

김해공항에는 민간용 3200m 활주로(18R/36L)와 군용 2744m 활주로(18L/36R) 2본이 있다.

조종사는 선회착륙을 할 때 활주로를 바라보면서 착륙을 시도해야 하므로 날씨가 좋아야만 한다. 기상 상태가 나쁜 경우 비행기 착륙이 불가능하다. 운고 1100m, 시정 4800m 이상 상황에서만 착륙이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중국 항공사들은 김해공항을 ‘특수공항’ 요건 공항으로 지정해 운항승무원에게 비상 절차에 대한 이론 교육과 추가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2019년 사고 이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활주로 혼동 방지를 위해 진입등 전방에 활주로 식별 표지등 설치를 권고했다. 이후 한국공항공사가 일부 시설 개선을 진행했으나 준사고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선회접근 착륙은 자동이 아닌 수동 조작으로 이뤄져야 해 조종사 입장에서 매우 바쁜 절차”라며 “국내 항공사들은 의무교육을 받고 있으나, 근본적인 위험은 가덕도신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해소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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