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에서 고액기부자로…“이제는 제가 돌려드릴 차례”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24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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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송순희씨 서구아너스 가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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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가난으로 굴곡진 삶을 살아온 기초생활수급자가 복지공무원의 따뜻한 손길로 자립에 성공, 고액 기부자가 돼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 서구는 주택관리사 송순희씨가 지역 고액 기부자 모임 ‘서구아너스’에 가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송씨는 장애와 가난으로 한때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다.

자립을 위해 주택관리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해오던 송씨는 이 과정에서 지역 한 복지공무원으로부터 응원의 뜻이 담긴 LED 조명을 선물받았다.

응원에 힘입어 포기하지 않은 송씨는 머지않아 자격증을 취득, 자립에 성공했다.

주택관리사로서 일해오던 송씨는 어느 날 몸이 불편해 누워있던 뇌병변 장애인을 만나게 됐다.

복지공무원으로부터 LED 조명을 선물 받을 당시를 떠올린 송씨는 ‘내가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품고 기부에 나섰다.

이후 송씨는 현재까지 10년 동안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주변 복지관과 행정복지센터에 컵라면 300박스, 계란 200판, 현금 수백만원을 기부해오고 있다.

고액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송씨는 “나눔을 돌려드릴 차례”라며 말을 아꼈다.

송씨는 “복지공무원이 선물했던 전등이 제 인생의 빛이 됐다. 자격증 시험 합격 후 저를 안고 울어주시던 복지공무원의 따뜻한 사랑이 지금의 저를 만든 힘”이라며 “지금까지 참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는 제가 돌려드릴 차례”라고 말했다.

김이강 서구청장도 “송씨의 나눔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람을 향한 진심과 회복의 이야기”라며 “절망에서 희망으로, 다시 나눔으로 이어지는 ‘마음부자’의 발걸음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아너스는 3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지역 고액 후원자 모임으로,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해 만든 기부 공동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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