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뒤 차량을 몰고 도주하던 20대 남성이 행인 2명을 잇달아 치고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26일 살인 및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육모 씨(21)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육 씨는 이날 오전 3시 30분경 화성시 비봉면 한 도로에서 택시를 몰고 있던 60대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기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육 씨는 곧바로 피해자의 택시를 몰고 현장을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에서 보행 중이던 행인 2명을 잇달아 들이받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가 사람을 치고 도주하고 있다” “택시기사가 도로 위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택시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피의자의 도주 경로를 추적해 택시를 발견했다. 택시 앞유리에는 충돌 흔적이 있었고, 차량 외부는 파손된 채 도로변에 멈춰 서 있었다.
경찰은 영상 분석을 통해 육 씨가 서울 방면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사건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전 4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도로변에 정차된 택시 안에서 육 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다. 당시 육 씨는 차량 안에서 손과 팔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었고, “자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도 함께 확보했다.
경찰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육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정신질환 병력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음주나 약물 복용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가 치료 중이라 본격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복 상황을 지켜보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