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성남시장 인터뷰
AI 반도체 R&D 허브 2030년 완료… 카네기멜런대 캠퍼스도 유치 추진
‘분당 재건축’ 2027년 착공 목표… 소개팅 등 청년정책, 외신도 주목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은 25일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판교1·2테크노밸리의 주요 산업과 교육을 연계해 성남을 ‘4차 산업 특별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 제공
“첨단 산업과 미래 교육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겠습니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은 25일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판교1·2테크노밸리의 주요 산업과 교육을 연계해 성남을 ‘4차 산업 특별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970년대 국가 주도로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 성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서울의 배후도시 역할을 넘어, 첨단기술과 인재가 몰리는 수도권의 핵심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판교가 있다.
판교에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헬스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1803개 업체가 있으며, 연간 약 202조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부산과 인천을 합한 지역내총생산(GRDP) 약 230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신 시장은 “디지털 기반의 혁신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세계가 주목하는 성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차 산업 특별도시’ 핵심 사업은 무엇일까.
“반도체를 직접 만들지 않고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국내 기업의 약 40%가 판교에 모여 있다. 정부가 지난해 1월 판교에 ‘AI 반도체 R&D 허브’를 조성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 사업이 2030년 완료되면 성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와 결합해 판교가 세계적인 AI 반도체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다.”
―전문 인력 양성 방안도 소개해달라.
“성남시 내 가천대와 한국폴리텍대에서 팹리스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첨단 교육시설인 성균관대 분당캠퍼스 팹리스 AI 성남연구센터도 작년에 개소했다. 서강-판교디지털혁신캠퍼스는 다음 달 문을 연다. KAIST 성남 AI 교육·연구시설은 지난해 부지 대부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1월 착공할 예정이다. 미국 카네기멜런대도 판교 캠퍼스 설립을 검토 중이며, 지난해 4월 업무협약을 맺고 구체적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리역과 백현 일대 개발, 어디까지 진행됐나.
“오리역 제4테크노밸리 개발은 업무와 연구,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한 자족형 혁신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오리역세권 약 57만 m²(약 17만2700평) 규모의 부지에 대해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간 전문가 등과 긴밀히 협력해 개발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정자동 일대 20만6350m²(약 6만2500평)에 약 6조2000억 원을 투입해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업무시설, 호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수정·중원 원도심은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주민이 정비가 필요한 지역을 직접 제안하는 ‘생활권 계획’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고, 하반기부터 정비계획 수립 및 구역 지정 용역에 들어간다. 분당 재건축은 지난해 말 4개 구역, 1만2055가구를 선정했다. 이 중 2개 구역은 예비 사업시행자 지정이 완료됐고, 나머지도 서류 검토 중이다.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솔로몬의 선택’이 화제다. 어떤 행사인가.
“성남시는 2023년부터 미혼 남녀의 소개팅을 주선하는 ‘솔로몬의 선택’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17차례 진행했고, 398쌍이 커플이 됐으며 4쌍은 결혼까지 이어졌다. 시가 직접 나서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비쳤는지 국내보다 해외 언론에서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 보스턴글로브, 블룸버그TV, BBC, 로이터통신 등이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전 시민 무료 독감백신 접종, 어떤 성과 냈나.
“성남시는 수도권 최초로 2023년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지난해 약 124억 원의 예산이 들었고, 접종률은 50.15%로 높아졌다. 독감 발병률은 7.5%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면 국민 면역력이 높아지고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본다.”
―자연·여가 공간 조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첨단도시 성남에서 시민이 자연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맨발 황톳길’ 11곳을 조성해 지난해 58만 명이 이용했다. 율동공원은 오토캠핑장 96면, 숲 체험 공간, 어린이놀이터, 반려견 놀이터 등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30년간 방치된 구미동 하수처리장 부지는 산책로와 휴식 공간으로 바꿔 개장했다. 또 ‘책 읽는 광장 도서관’ 12곳도 조성해 자연과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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