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손잡고 市 지원 받고… 고질적 주차난 정면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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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짓고 지역경제 살리고… 두 마리 토끼 잡는 자치구들
[서초구] 민관협력 상생 모델 통해 주차복합건물 착공
[관악구] 시비 164억 원 확보해 공영주차장 건립 추진

서울의 자치구들은 고질적이고도 만성적인 주차난을 숙명처럼 안고 있다. 주민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각 자치구들은 유휴 공간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 인구 1000만의 대도시 서울에서 빈 땅을 찾더라도, 주차장 건립 예산의 벽에 부딪치면 주차불편 해소의 꿈은 요원하기 마련인데, 남다른 해법을 마련한 자치구들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민간기업과 협력해 내곡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주차복합건물을 착공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공동주차장 보조금 지원 사업에 선정돼 시비 164억 원을 지원받으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민간기업과 손잡고 생활 인프라 개선

지난달 서초구 내곡동에서 개최된 민관협력 주차복합건물 건립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안전 시공을 기원하며 시삽식에 참가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지난달 서초구 내곡동에서 개최된 민관협력 주차복합건물 건립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안전 시공을 기원하며 시삽식에 참가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서초구는 기아(주)와 함께 내곡동 공영주차장 부지(신원동 282 일대)에 민관협력으로 조성하는 주차복합건물 착공식을 지난달 개최했다.

이번에 조성되는 주차복합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의 주차동과 사무동을 합친, 연면적 약 9953㎡ 규모. 내년 상반기 개관이 목표다. 주차동은 지상 1층부터 4층까지 216면의 공영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사무동은 카페와 공공시설, 사무실, 옥상정원 등이 들어선다. 일부 공간은 기아(주)에서 향후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에는 기존에도 12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있었지만 청계산입구역 인근의 유동인구 증가로 주차 수요가 늘며 주차난이 심화됐다. 특히 내곡동은 서초구 전체 평균 대비 주차장 확보율이 67%에 그치고, 불법 주정차 민원도 증가해 주차 공간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내년 상반기에 216면 규모의 주차장이 확보되면 인근 주민의 생활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구는 공사기간 동안 기존에 있던 공영주차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근 부지를 소유한 ㈜루첸파크와 무상사용 협약을 체결해 80면 규모의 임시 공영주차장도 조성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한 주차장 확충을 넘어 민간기업과 협력해 주차불편을 해소하고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민간과의 협력 모델을 확대하며 공공인프라 확충과 주차환경 개선,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연계를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내곡동 주차복합건물이 구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 완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행환경도 개선하고, 지역경제도 잡고

관악구청 전경. 관악구 제공
관악구청 전경. 관악구 제공
관악구는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2026년 자치구 공동주차장 보조금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시비 164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대학동 공영주차장 건립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세대·다가구주택, 원룸, 고시원 등이 밀집한 대학동은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공동주택 제외)이 68.3%로 관악구에서 주차난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타 지역 대비 저렴한 임대료로 직장인 거주가 늘어남에 따라 주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차장 조성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구는 그간 공공용지 활용, 사유지 매입 등을 통해 주차장 건립을 추진해왔으나 부지 선정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왔다. 지난해 4차례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렵하고, 외부 전문가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선민교회 일대를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대학동 공영주차장은 대학동 일대 부지에 지상 5층, 연면적 4423㎡, 117면 규모로 조성된다. 총 사업비 303억 원이 투입되며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구는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지역 주민의 주차난 해소는 물론 불법 주정차로 인해 불편했던 보행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사법고시 폐지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지난해 11월 지정된 ‘녹두골목형상점가’의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들을 만나보면 주차 민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공영주차장 조성은 구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 주민 편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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