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붕괴 30년, 나는 아직도 그날에 갇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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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30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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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10명 6명 외상후 울분장애 겪어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발생 30주기를 맞은 지금도, 유족 10명 중 6명은 외상후울분장애(PTE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의 억울함과 분노가 30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았다는 의미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유족 3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3%가 외상후울분장애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나 심리치료를 받은 유족은 16.7%에 불과했다. 여전히 상당수 유족이 심리적 고통 속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외상후울분장애는 단순한 외상 후 스트레스(PTSD)와 달리, 참사나 사고 후 ‘억울함’, ‘분노’ 같은 감정이 장기화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특히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미비하거나 사회적 공감이 부족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처벌도 회복도 없었다”…유족들, 강한 불신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유족 전원은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중 73.3%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사고 당시 정부와 언론의 정보 제공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상 문제 역시 지적됐다. 응답자의 46.5%는 “보상이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고, 일부는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인 보상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삼풍백화점 붕괴 30주기 실태조사에서 유족 63.3%가 외상후울분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3.3%는 심리치료를 받지 못했다. 뉴스1


■ “추모 공간도 국가가 외면”…지속적 관리·책임 촉구
30주기를 맞아 유족들은 추모 공간의 정비와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유족들은 ▲양재시민의숲 내 위령탑 관리 강화 ▲서울 마포구 난지도 노을공원에 실종자 표지석 설치 ▲지자체 주관 추모식 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응답자의 60%는 “추모 공간에 대한 공공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50%는 정부 및 지자체의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에서 발생했다. 지하 4층, 지상 5층짜리 대형 백화점이 붕괴되며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했다. 올해는 그 비극이 일어난 지 꼭 30년째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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