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강사 등 범행대상 물색하고 가스총 등 구입
전과자 찾아 범행 제안…되레 신고당해 징역 2년6개월
동아일보DB
연예인 등 유명인을 납치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을 통해 공범을 찾기까지 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동규)는 강도예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 유명인 납치위해 집 주소 알아보고 장비 구매
A 씨는 지난해 11월, 유명 연예인과 강사, 재벌 인사 등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대상자들의 집 주소와 차량 번호 등을 수집하고, 흡입 전신마취제까지 검색했다.
범행 준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자택에서 흉기, 가스총, 망원경, 수갑, 투명 테이프, 케이블타이 등을 챙겨 서울로 이동했고, 현지에서 전기충격기와 호신용 스프레이도 구매했다. 이후 강남구와 용산구 일대 고급 주택가를 일주일가량 탐문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 성범죄자 알림이에서 ‘공범 후보’ 찾아…“좋은 아이템 있다”
A 씨는 공범까지 포섭하려 했다. 그는 성범죄자 알림이(e) 사이트를 통해 울산에 거주하는 B 씨를 찾아내 연락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사이였지만, A 씨는 “좋은 아이템이 있다. 10억~20억을 빼앗을 수 있다. 집도 알고, 차도 알고 있다”고 말하며 범행을 제안했다.
심지어 다음 날 직접 만나 구체적인 범행 수법도 설명했지만, B 씨는 닷새가 지나도록 답을 주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혼자 범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제보로 경찰에 붙잡혔다. 신고자는 바로 그가 공범으로 점 찍었던 B 씨였다.
B 씨는 성범죄 전력이 있었지만 복역 후 직장에 다니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A 씨의 연락이 혹여나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까 두려워 경찰에 사실을 알렸다.
■ 재판부 “계획 치밀하고 범행 의지 강해…중형 불가피”
재판에서 A 씨는 “B 씨에게 과장된 이야기를 한 것뿐”이라며 “실제로 강도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고가 주택을 검색하면서 B 씨 말고도 또 다른 공범을 물색하려는 등 증거가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고, 범행 의사도 확고했던 것으로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결론적으로 강도 범행을 저지르지는 못한 점과 나이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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