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원서 포획…자라로 오인해 풀어줘
인천 부평구에서 생태계교란종인 대형 늑대거북 한 마리가 발견돼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사진=채널A 보도 캡쳐
인천 부평구에서 생태계교란종 ‘늑대거북’이 발견됐지만, 포획 직후 방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긴급 수색에 나섰지만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 “거북이가 돌아다녀요”…포획한 늑대거북, 하천에 방사
30일 오전 7시 42분경,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공원에서 “대형 거북이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구청은 즉시 동물 포획 전문업체를 현장에 투입해 거북이를 포획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포획업체가 해당 거북이를 자라와 비슷한 일반 야생동물로 오인해 현장에서 인근 하천에 방사한 것이다. 이후에서야 이 거북이가 북미산 외래종인 늑대거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뒤늦게 이를 인지한 구청은 현장을 재탐색했지만, 이미 거북이는 모습을 감춘 뒤였다.
■ 늑대거북, 기후체험관서 탈출했나…“재발견 시 살처분”
당국은 이 늑대거북이 인근 기후변화체험관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포획업체가 주민 증언 등을 토대로 일반 야생동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는 늑대거북이 다시 발견될 경우 즉시 포획해 살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 천적 없는 늑대거북…“사람도 물릴 수 있어” 주민불안
늑대거북은 북미에 서식하는 외래종으로, 포식성과 공격성이 매우 강하다. 국내에 천적이 없어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강한 악력으로 인해 사람을 물 경우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어, 위험 생물로 분류된다.
포획된 늑대거북이 방사됐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주민 이규한 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만 느끼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시민 모두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효숙 씨는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며 “거북이가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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