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병산서원 입구에 설치됐던 윤석열 전 대통령 방문 기념식수 비석이 최근 사라지고, 현재는 윤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만 남아 있는 상태다. 독자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 입구에 설치돼 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 방문 기념식수 비석’이 최근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안동시와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에 따르면 센터 관계자들이 최근 병산서원을 점검하던 중 비석이 사라진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7일 병산서원을 찾아 지역 유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서원 정원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식수했다. 비석은 며칠 뒤 정체불명의 지지자가 별도 행정 절차 없이 임의로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석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핵심 인물로 지목되면서 수난을 겪었다. 일부 방문객들이 비석에 흙을 뿌리거나 발로 차는 등 반발 행위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병산서원 관계자는 “비석이 배수로에 던져지거나 쓰러진 채 방치된 적도 있었다”며 “몇 차례는 다시 세워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석이 완전히 사라진 시점은 1∼2주 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의 사전 허가 없이 설치된 만큼 비석에 대한 공식적인 관리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 안동시 관계자는 “비석이 무단 설치된 것은 맞지만,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기념물을 지자체 판단만으로 철거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며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누가 왜 철거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식 신고가 들어올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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