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외출한 사이 어린 자매만 남아 있다가 숨진 부산 기장군의 아파트 화재는 거실 에어컨 주변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오전 부산소방본부와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은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에 나섰다.
■거실 에어컨 가동…연결 멀티탭에 끊어진 흔적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8·6세 자매가 숨진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2025.07.03. yulnetphoto@newsis.com 오전 10시경부터 약 3시간 동안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발화부는 집 거실 스탠드형 에어컨 주변으로 확인됐다.
감식단은 에어컨 전원선이 연결된 멀티탭의 전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을 발견했다.
화재 발생 당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감식단은 에어컨과 전선 잔해물 등에 대한 정밀 감식을 추가로 벌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 연기 보이다가 ‘펑’소리와 함께 불꽃
2일 오후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 현장.(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화재는 전날(2일) 오후 10시58분경 일어났다. 기장군의 13층짜리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난 것을 경비원이 인지해 최초로 119에 신고했다.
당시 경비원은 “불꽃이 보였다가 연기만 피어오르더니, ‘펑’ 소리와 함께 다시 불꽃이 치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소방서는 6분 만에 현장에 도착, 14분 만에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6살 동생은 집 중문 입구에서, 8살 언니는 거실 베란다 앞에서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집 거실에는 층간소음용 매트 등 가연물이 깔려 있었다.
■ “오가며 항상 웃던 아이들인데…” 주민들 충격
자매는 발견된 지 18분 만에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화재 당시 집에는 자매만 남아 있었고, 부모는 잠시 외출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매가 화재 당시 깨어있었다가 대피를 시도했는지 등에 대해선 조사 중이다.
같은 아파트 50대 주민은 “길을 오가며 몇 번 봤었는데 항상 그때마다 아이들이 웃고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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