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3일 “제주는 지난달 26일, 남부 지방은 이달 1일 장마가 끝났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장마가 6월에 끝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가장 빠른 장마 종료일은 1973년과 1994년의 7월 1일이다. 1973년 장마는 6월 25일 시작돼 7일 만에 종료됐고 역대 가장 짧았다. 남부 지방은 같은 해 6월 25∼30일 6일간 장마가 이어져 최단 기록을 세웠다.
두 지역에서 장마가 일찍 종료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 형성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며 장마전선을 밀어냈고 장마가 종료됐다.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은 강한 상승 기류의 특성을 보이며 평년보다 힘이 강했다. 필리핀 해상에서 발달한 열대 요란(태풍 씨앗) 영향으로 북쪽으로 확장하는 속도도 빨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 2일 수증기 영상을 보면 서쪽에서 발생한 대규모 대류운들이 발달하고 하강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반도가 고기압권 아래에 놓이며 맑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부지방은 북한을 지나는 장마전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아직 장마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북쪽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남하하면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쳐 4일과 6일 밤부터 7일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올 수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권 내 약한 장마전선 영향이라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강릉서 역대 ‘가장 더운 7월의 밤’
강릉에선 이틀째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2일 밤 강릉의 기온은 30.4도를 웃돌며 1911년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무더운 7월의 밤을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30도가 넘으면 초열대야라고 표현한다.
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경북 울진 37.8도, 경남 밀양 37.1도, 대구 36.8도 등 경상권에서 낮 최고기온이 37도 안팎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곳곳에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전망된다. 경기 일부와 강원 동해안, 충청, 남부지방, 제주 동부는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보됐다. 강릉과 대구, 울산 등이 36도까지 오르고 경북 구미와 포항 35도, 경북 울진과 경남 창원 등이 34도로 덥겠다. 서울은 31도까지 오른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5∼20mm의 비가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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