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 2학기부터 중고교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 내에만 이뤄진다고 발표했지만 교육 현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요령으로 공개된 내용으로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과 지침에 의해 수행평가 횟수가 많아진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해소 방안 없이 마치 학교 현장에서 수행평가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처럼 호도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수행평가가 수업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 과제형·암기형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은 매년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 요령, 시도별 학업성적 관리지침에 실려 있어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당연한 사안”이라며 “진정으로 수행평가 개선을 원한다면 현장 교원과 소통하고 실태부터 파악하라”고 주장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도 2, 3일 전국 중고교 교사 25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행평가 개선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비판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59.2%는 “수행평가 횟수 축소 및 난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19.8%는 “전면 폐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등교사노조는 “수행평가 비율을 강제하는 교육청 지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 상당수는 교육당국이 수행평가 비율을 정하는 대신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각 시도교육청은 지침을 통해 학기 단위 성적의 40% 내외를 수행평가로 반영하고, 수행평가 한 영역의 비율이 30%를 넘는 경우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세부 영역으로 구분해 시행하라고 권장한다. 학기당 보통 10과목을 배우는 학생은 과목당 적어도 2,3 번의 수행평가를 받아야 하며 전체 과목으로 따지면 20, 30개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한다. 또 수행평가 내용 등을 토대로 교사가 학생부에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기재한 게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학생의 수행평가 부담을 없앨 수 없다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다.
한 교사는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데 억지로 하게 해놓고 교사 탓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고교 교사는 “2달 전 내신 상향을 위해 전입 온 학생이 오늘 자퇴했다”며 “전학 와서 수행평가만 죽어라 하다가 수행으로 소비되는 시간에 정시에 몰두하겠다더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침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매 학기 시작 전 모든 학교의 수행평가 계획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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