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 하와이 이민 1세대 독립운동가 묘 찾아주고 사료 기증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7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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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립창원대학교에서 박민원 총장(왼쪽)이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 고(故) 이만정 선생의 증손자 이은환 씨에게 증조부 묘비의 탁본을 전달하고 있다. 국립창원대 제공
“묘비 탁본을 받는 순간, 마치 할아버지의 손길이 전해지는 듯해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한인 이민 1세대 고(故) 이만정(1870~1949) 선생의 증손자 이은환 씨(70)는 이달 3일 국립창원대학교로부터 증조부의 묘비 탁본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만정 선생은 1905년 하와이로 이주한 뒤 사탕수수 농장에서 모은 70여 원을 독립자금으로 기탁하며 “남은 희망은 조선 독립뿐”이라고 외친 인물이다.

이 씨는 생전에 증조부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편지 몇 장과 묘소 전경이 담긴 오래된 사진을 간직해왔다. 그러던 중 국립창원대 박물관이 하와이 한인 1세대 이민자들의 기록을 조사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간 보관해온 편지와 사진을 박물관에 전달했다. 이 씨는 “할아버지 묘소를 찾지 못해 후손으로서 마음고생이 컸는데, 국립창원대가 그 설움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만정 선생과 동지들이 1930~1950년대 주고받은 자필 편지와 묘비 사진 등 총 43점의 사료를 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창원대 박물관과 사회과학연구소는 2019년부터 하와이 한인 이민자 묘비 조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꾸준히 발굴해오고 있다. 지난 4일에는 2023년 하와이 현지 조사로 묘소가 확인된 독립운동가 윤계상 선생의 후손 윤동균 씨에게 윤 선생의 묘비 탁본 등을 전달했다.

김주용 국립창원대 박물관 학예실장은 “앞으로도 후손들과 지속적으로 연계해 이러한 역사 현장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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