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명함이 뭔가 이상해” 노쇼 사기 알아챈 사장님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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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7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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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에게 명함과 예약 문자를 보낸 예약자. 자영업자 온라인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A 씨에게 명함과 예약 문자를 보낸 예약자. 자영업자 온라인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예약 전화를 받고 고가의 와인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요청까지 받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사기를 막은 자영업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자영업자는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을 보조하는 사람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예약을 거부했다고 한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장어집을 운영하는 A 씨가 “노쇼 범죄를 막았다”는 사연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 삼성전자 보안팀 명함 보내며 “이재용 회장 오시니 와인 구매좀”

A 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에 20명 방문 예약을 전화로 접수 받았다. 예약자는 장어 20마리, 김치말이 국수 10개를 주문했다.

A 씨는 “바쁜 시간대에는 예약을 거의 받지 않지만 수요일 오후에 전화로 20명 예약을 해달라고 아주 정중히 전화가 왔다. 평일이어서 예약을 받았다”며 “(예약자가)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메뉴판을 요청해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저를 안심시키려는지 장문의 문자와 명함을 보내왔다”고 말하며 문자와 명함을 찍은 사진을 같이 올렸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예약자는 자신을 ‘삼성타운 물리보안팀 김○○ 대리’라고 소개했고 예약 시간, 인원, 메뉴 등을 적어 보냈다. 또 ‘삼성타운’이라는 글자와 함께 소속팀, 전화번호, 메일 주소 등이 적힌 명함을 보내왔다. 명함에 적힌 그의 소속은 삼성전자 보안팀이었다.

이후 A 씨는 예약 당일 오후 3시경 예약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전화가 와서는 ‘이재용 회장님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소리와 함께 시중에 팔지 않는 와인을, (보내준) 링크에서 오후 7시까지 구매해 달라고 하더라”고 했다.

■ 이메일 주소 이상해 ‘촉’ 왔다… “그냥 딴 데 가서 회식하라 했다”

A 씨는 수상함을 느껴 예약자가 보낸 명함을 다시 살펴 봤다. 삼성 로고 옆에는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모여 있는 오피스 단지인 ‘삼성타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가 하면 사무실 직통번호는 생략돼 있었다. 또한 메일 계정은 삼성 임직원이 사용하는 공식 도메인이 아니었다.

A 씨는 예약자에게 “그냥 딴 데 가서 회식하라고 했다”답하며 예약을 거절했다. 그는 “우리 가게는 원래 바쁜 곳이라 상관없지만 정말 이런 예약 전화를 받고 20명 안 올까 봐 링크에 들어가서 와인을 결제하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이재용 가는데 대리가 예약하겠냐”, “식당 사장님들은 대부분 당한다”, “사장급 식당을 보안팀에서 예약하나”, “노쇼 사기꾼들 좀 잡았으면 좋겠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노쇼#범죄#예약#와인#삼성#이재용#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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