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특검 출석 김태효는…尹정부 내내 자리 지킨 ‘안보실 실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1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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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신으로 2004년 MB와 첫 인연
청와대 입성해 ‘비핵 개방 3000’ 주도
실장과 알력설, 친일발언 논란에도 건재
VIP 격노설-드론 北침투 등 연관 관측

‘중일마(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외교안보 실세’, ‘네오콘’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채 상병 특검에 출석해 조사 받을 예정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가리킨 수식어들이다. 교수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그는 대북 강경파, 대북 원칙론자로 불린다.

● 尹 외교라인 핵심 인사…‘중일마’ 설화도

2023년 미국에서 돌아오며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뉴스1
2023년 미국에서 돌아오며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뉴스1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실세로 통했다. 윤 전 대통령 집권 기간 국가안보실장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김 전 차장은 자리를 지켰다. 윤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할 때마다 실장 대신 김 전 차장이 브리핑을 했다.

김 전 차장은 앞서 이명박 정부에서도 외교안보정책 ‘실세 기획자’로 불렸다.

그는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과 주말 공부 모임 참석자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내며 대북 정책과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한미 FTA 타결 등 한미 현안을 총괄했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김 전 차장은 2022년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됐다.

그는 일본의 과거사 사과 문제에 대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중일마)”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그를 신임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일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했지만, 대통령실은 친일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며 김 전 차장을 감쌌다.

● 서울 출신에 교수 거쳐 청와대로… 이후 실세 올라

1967년생(현재 58세) 서울 출신인 김 전 차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김경회 씨의 장남이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코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코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마포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 전 차장은 미국 코넬대에서 행적학 석사를, 시카고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도근시로 병역은 면제받았다.

이후 서강대와 성균관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2008년 당시 41세에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에 임명됐고, 승진을 거쳐 2012년까지 근무했다.

그는 한국, 미국, 일본의 공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북 원칙론자로 분류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북정책 ‘비핵 개방3000’의 밑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북한의 체제 붕괴 및 흡수 통일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이후 남북 사이에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두 번의 핵실험이 이어졌다.

● 尹 정부서 김성한-김태효 ‘알력설’도

2022년 보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김 전 차장은 대통령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위원을 거쳐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그가 인수위 위원으로 임명될 때 당시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은 “김 교수는 강한 군대를 통한 튼튼한 안보와 한·미 동맹 복원, 대북정책 개선을 우선하고, 국익을 무엇보다 앞세워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외교안보 분과에서 역할을 맡아 윤석열 당선인의 상호주의와 실사구시 원칙에 입각한 남북 문제 해결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를 진행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듬해 3월 29일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이른바 ‘블랙핑크-레이디가가 콘서트 보고 누락 논란’으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김 전 차장과 김 실장의 갈등설, 알력설, 항명설도 불거졌다. 김 전 차장은 김 실장의 직속 부하였다.

이 사건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김 전 차장의 영향력이 재확인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은 ‘일본통’으로도 통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윤석열 정부에서 종종 친일 외교 논란도 불거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광복절 윤 전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놓고 김 전 차장은 방송에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후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중일마’ 논란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구호가 전 국민에게 퍼졌는데, 김 전 차장을 비판하는 진영에서 이 구호를 차용해 ‘중일마’라고 비판했다.

이후 지난해 계엄과 올해 탄핵 국면을 거친 뒤 6월 김 전 차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 내란 특검도 조사 가능성…민주당 “특검 수사”

국회에서 발언하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뉴스1
국회에서 발언하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뉴스1
2005년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가르치던 김 전 차장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강단을 떠나 대통령실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는 사이 김 전 차장은 올해 다시 대학에 복귀했다.

최근 성균관대 학생들 사이에선 채 상병 특검의 피의자 조사를 앞둔 김 전 차장이 교단에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전 차장이 채 상병 특검뿐 아니라 내란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일명 ‘대북 드론’ 지시와 관련해 당시 국가안보실의 관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우리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채상병 특검이 오늘 윤석열의 최측근인 김 전 차장을 불러 조사한다”며 “김 전 차장이 왜 국군 정보사령부 소속 북파공작원 특수부대(HID)를 방문한 것인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는데 HID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여의치 않으니까 이후 무인기로 북한을 자극해 계엄의 명분을 쌓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이 역시 또 다른 특검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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