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주거지 압수수색에 돌입한 11일 오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가 압수수색 입회를 마친 후 아크로비스타를 나서고 있다. 2025.7.11 뉴스1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을 비롯한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해병대수사단 보고에 격노하면서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이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채상병 특검팀 검사들과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부터 낮 12시 16분 무렵까지 윤 전 대통령이 지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압수한 휴대전화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교체한 뒤 최근까지 사용하던 최신기종 아이폰으로, 잠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10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만큼 이날 자택엔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홀로 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이 이날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적시됐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채 상병 사망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배경엔 윤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포함한 사건 관련자들과 최근까지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 등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 당시 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보안시설인 집무실에서 대면 보고를 받거나 보안 휴대전화(비화폰)를 이용해서 지시를 내렸다. 물증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특검이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자택과 안보실 2차장을 맡아 군 분야 보고를 받았던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의 자택 등에 대해서도 11일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내란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건강상 이유로 응할 수 없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에 수감 당시 신체검사 등에서 특별한 건강상 문제가 있었는지 묻는 공문을 보냈고, 이날 오후 “건강상 문제점이 객관적 자료로 확인된 바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14일 오후 2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다음 출석 요구일에 강제로 특검 조사실로 데려오는 강제구인 절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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