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자녀 문제가 교육장관 ‘리스크’… 후보자 5명 사퇴-지명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2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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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논란, 과거 사례 살펴보니
도덕성-연구윤리 문제 낙마 잦아
“교육정책 지휘… 민감할 수밖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문 표절 의혹과 자녀 위법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역대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또는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교육부 장관(후보자) 중 사퇴하거나 지명이 철회된 인사는 5명에 달한다. 진보, 보수 정부를 가리지 않고 교육부 장관과 후보자가 ‘논문과 자녀 리스크’로 줄줄이 낙마하는 현실은 국내 교육계의 어두운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교수 출신이 여럿 임명돼 온 특성상 논문 관련 논란이 단골 낙마 사유였다. 윤석열 정부에서 박순애 전 장관은 논문 중복 게재 의혹으로 비판을 받다가 취임 직후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방침으로 논란을 빚으면서 취임 34일 만에 사퇴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김병준 전 장관은 논문 표절 논란으로 취임 12일 만에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김명수 전 후보자도 제자가 쓴 논문을 자신의 연구 결과인 것처럼 학술지에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후보자 지명 32일 만에 지명 철회됐다.

매번 반복되는 ‘논문 리스크’는 지금까지 국내 학계에서 관행으로 포장된 고질적 문제를 보여준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카피킬러 같은 표절 검사 프로그램이 없었던 20∼30년 전부터 활동해 온 인사 중 논문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 장관은 후보자를 찾기도 어렵고, 제안해도 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학자에게 연구 윤리와 도덕성은 자질과 직결되는 만큼 교육 수장에게는 가볍게 다뤄질 수 없는 문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 장관은 학생과 학부모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도덕성에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도덕성에 흠이 있는 사람이 교육 정책을 이끌면 영이 서겠나”라고 말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부처라 국민적 감시가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자녀 문제에서도 타 부처 장관보다 더 높은 윤리 기준이 요구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기준 전 장관은 장남 이중 국적 논란 등으로 취임 이틀 만에 사퇴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김인철 후보자는 본인과 아내, 두 자녀까지 가족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의 ‘아빠 찬스’ 논란으로 후보자 지명 20일 만에 사퇴했다.

#논문#자녀 문제#교육부 장관#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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