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시력 잃고도 장애인 도우며 살아온 20대…3명에 새삶 주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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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17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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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9개월 만에 항암치료…2살 무렵 시력 잃어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안마사 일 등 해와…심장, 양쪽 신장 기증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동진(28) 씨. 2025.7.17/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동진(28) 씨. 2025.7.17/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동진아, 지금까지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지내.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 사랑해. 아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16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이동진 (28)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17일 밝혔다.

이 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잠든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뇌사 상태에 이르렀고 가족의 동의로 심장, 신장(양쪽)의 장기를 기증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이 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기를 원했고 다른 생명을 살리고 그 몸속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부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 씨는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안구에서 암이 발견돼 4년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2살 때 시력을 잃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이 씨의 어머니가 심장 판막 수술 후 돌아가신 후 시각장애인 아버지가 홀로 이 씨를 키웠다.

이 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장애인 복지 업무와 아버지와 함께 안마사 일 등 다양한 일을 했으며 특히 장애인 취업을 돕는 일을 할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아버지 이유성 씨는 “아들 이 씨가 어릴 적부터 눈이 안 보여 많은 것들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럴수록 밝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가족들이 많은 도움을 줬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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