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빙자’ 미성년자 감금·성폭행 20대 무속인, 징역 7년 구형…“기억 안 나” 변명도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17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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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청법 강간 구속기소…직‘업은 “퇴마사”
피고 “어렸을 때 신병…퇴마 안 하겠다”
징역 7년 구형…“죄질·수법 상당히 불량”

ⓒ뉴시스
퇴마 행위를 빙자해 미성년자를 모텔로 끌고가 성폭행한 20대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임재남)는 17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무속인 A(20대)씨에 대한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올해 2월께 채탱 앱을 통해 알게된 미성년자 B양을 제주 소재 모텔로 유인해 퇴마의식을 빙자, B양을 침대에 눕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범행을 동영상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빌미로 ‘자신의 말을 거역하면 친구랑 부모에게 뿌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같은날 B양을 다른 모텔로 데리고 간 뒤 나가지 못하게 감금하고 재차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명령,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취업제한 10년 등도 덧붙였다.

검찰은 “피고인(A씨)의 이 사건 범행은 죄질과 수법에 비춰 상당히 불량하다”고 구형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이날 신원확인 절차인 인정신문 과정에서 ‘직업이 무엇이냐’는 재판부 질의에 “퇴마사”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걸로 생계를 유지하나’ ‘악귀 같은 걸 쫓아주는 그런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A씨는 “그렇다. 조금 더디긴 하지만 적은 돈으로 사람들 도와주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직업을 ‘무속인’으로 적시했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재범 방지를 위해 진지한 노력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협박 정도가 경비한 점 등을 참작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사전에 작성해 온 메모를 읽었다. 그는 “믿기 어려우지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신병을 앓았다”며 “이유없이 고통을 호소하거나 피를 토하고 기억을 잃곤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도 제 기억이 온전치 못했다”며 “퇴마를 한 후 의식이 돌아왔을 때에는 제 옷이 벗겨져 있었고, 영상이 촬영돼 있었다. 피해자분께도 큰 잘못한 상태였다. 두번 다시 퇴마하지 않겠다. 치료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8월28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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