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간 투석 치료를 받으며 장기 이식을 기다린 50대 여성이 마침내 성공적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마쳐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여성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받았다”며 “아름다운 꽃을 오래오래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했다.
17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50대 여성 경모 씨는 최근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의료진에게 손 편지를 전했다. 두 번째 신장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새 삶을 시작한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경 씨는 편지에서 “얼마 전 신장 이식을 받아 저의 인생에 또 다른 꽃이 피었다”며 “저에게 두 번의 기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저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선물 받게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경 씨는 20대 초반 말기 신부전을 진단받은 뒤 오랜 기간 혈액 투석을 받았다. 1999년 첫 번째 신장 이식을 받았지만 이식 7년 만에 이식한 신장의 기능이 떨어졌고 다시 투석 치료를 받게 됐다.
경 씨는 그간 7차례 이식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급성 거부 반응이 발생할 위험 때문에 수술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우울증을 겪으며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뜨개질로 힘든 시간을 견디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성모병원 제공경 씨는 마침내 올 4월 유전자형이 비교적 일치하는 뇌사자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을 기회가 왔다.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 씨는 2주 만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거부 반응과 합병증 없이 신장의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병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환자분이 철저한 식이 조절을 비롯한 초인적 본인 관리를 해 왔기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생명을 선물해 주신 뇌사자와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지금도 힘든 치료를 견디며 이식 차례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분에게 희망의 소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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