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못 살겠다” 바지락의 비명… 25년 뒤 국내 생산량 반토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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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온도 올라 생존율 급감
전남은 95.6% 줄어 최대 피해
경제적 피해 460억 이상 전망
탄소 줄이면 생산량 29% 감소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50년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바지락 생산량이 절반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지난해 높은 수온으로 경기지역 바다 바지락 생산량이 75% 감소했는데,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한국기후변화학회에 따르면 정필규 국립부경대 자원환경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바지락 생산량 변화와 경제적 피해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정 연구원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는 경우, 탄소를 서서히 줄여가는 경우, 2070년경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 등 3가지 시나리오별로 바지락 생산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전망했다.

분석 결과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면 2041∼2050년 바지락 생산량은 2000∼2022년 대비 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탄소를 서서히 줄일 경우에는 생산량이 37.9% 감소하고 2070년경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우에는 29.2% 감소했다. 탄소배출을 줄이면 바지락 생산량 감소 폭이 줄었다.

기후변화로 바지락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수온이 올라가고 염분은 낮아져 바지락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생존율을 낮추기 때문이다. 바지락은 어류보다 이동이 어려워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지락 생산량 감소가 가져오는 경제적 피해는 최대 46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바지락 가격을 2013∼2022년 평균인 1kg당 3015원으로 계산하면 온실가스를 지금 수준으로 배출할 때 어민 피해는 460억7000만 원, 207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는 258억80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전남 지역은 현 수준 온실가스 배출이 유지되면 2041∼2050년 바지락 생산량의 95.6%가 줄어 생산이 대부분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남지역은 같은 조건에서 32.6% 줄어들어 전남, 전북, 경남과 비교해 피해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지락 생산량 감소에 따른 피해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에도 이미 나타났다. 지난해 폭염으로 8월 16일부터 41일간 고수온 특보가 발효됐던 경기 바다에서는 바지락이 35t 잡히는 데 그쳤다. 이는 5년 치 평균인 137t에 비해 74.5%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경기 해역의 수온은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평년보다 2.1∼3.0도 높았고 일부 해역에서는 28.8도까지 올라갔다. 서해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간 평균 1.19도 상승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고수온 현상이 심화하면서 바지락 집단 폐사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며 “고수온 내성이 높은 품종을 개발하고 새끼 조개 채묘 기술을 개선하는 등 지역별 맞춤형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자체에서는 바지락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어장 바닥 흙덩이를 부수고 모래를 살포하는 등 어장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기후변화#해수면 온도 상승#바지락 생산량#온실가스 배출#탄소중립#어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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