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살해 ‘독박육아’ 아내…남편 “다 제 탓” 눈물의 선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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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2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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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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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40대 친모의 항소심이 열렸다. 남편은 이 자리에서 아내의 편을 못들었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 “독박육아에 우울증”…생후 7개월 쌍둥이 살해한 40대 여성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은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8시 30분쯤 전남 여수시 웅천동의 자택에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씨는 남편이 출근한 직후 범행을 저질렀으며, 같은 날 오후 12시 40분경 경찰에 자수했다.

자녀들은 각각 안방과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불을 사용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 남편과 다툼 잦았고 홀로 육아 하면서 신변비관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남편과 다툼이 잦았고 홀로 육아를 하는 일명 독박육아로 인한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신변을 비관하다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잠들어 있던 피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 비난 가능성은 대단히 크고 죄질 또한 매우 나쁘다”면서도 “경제적 문제나 임신, 출산의 어려움, 자녀 양육 방법 등으로 배우자로부터 질타를 받아 극단적 우울감에 빠졌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A 씨 측과 검찰은 각각 “형이 너무 무겁다” “형이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 남편 법정서 오열…“아내 편 못 들어준 내 탓”

이날 항소심 재판에는 A 씨의 남편이 피해자 자격으로 출석해 아내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저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된 기분인 것 같다. 다 제 탓이다. 우울증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 아내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아이 키우는 게 뭐가 힘드냐. 밖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아느냐. 그럴 거면 애 버리고 가도 나 혼자 다 잘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사이가 안 좋았고 아내를 폭행한 일도 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제 모습을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아내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며 “아직 딸들의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숨진) 아이들에게도 모든 일이 아버지의 탓이라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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