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기살해, 성공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이 빚은 복수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2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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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2025.7.21/뉴스1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2025.7.21/뉴스1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 A 씨가 전 부인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오윤석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며 “범죄 심리학의 ‘스파우즐 리벤지 필리사이드’(spousalrevengefilicide), 즉 배우자에 대한 복수 감정으로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아버지나 남편으로서 20년 동안 경제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굉장히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다. 아들은 바로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 경제적 성공의 상징적인 계승자”라고 분석했다. 이어 “남편의 입장에서 무력감이나 열등감, 분노, 질투를 느끼고 좌절감에 의한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고도 밝혔다. 오 교수는 “마치 연극처럼 자신의 생일날 아들이 자기를 초대한 상황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에 극적인 방법을 통해 세상에 표출했다”며 “전 부인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고통을 주기 위한 의도가 심리적 배경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A 씨가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마약 한 적도, 정신병 경력도 없다. 이번 경우는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범죄”라고 했다.

장성한 자녀를 살해한 것 역시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게 세계적으로 드문 케이스”라면서 “어린아이를 살해한 케이스는 있지만 장성한 아이를 손주나 며느리 앞에서 살해한 케이스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9시31분경 A 씨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들(34)의 집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하고, 총기·폭발물 등을 불법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생일을 맞아 아들이 마련한 저녁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A 씨가 방문한 아들 집에는 아들 부부와 아홉 살, 다섯 살인 손주들도 함께 있었다. 이후 A 씨는 오후 9시 반경 “잠깐 외출하겠다”고 한 뒤 자신의 차량에서 사제 총기를 꺼내 와 아들을 향해 두 차례, 출입문을 향해 한 차례 총을 발사했다. 이 중 두 발이 아들의 몸에 맞았고, 총상을 입은 아들은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사제총기#살해#송도#계획범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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