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와 채무에 시달리다 친딸을 살해한 6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재판부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반복하며 반성하지 않는다”며 1심보다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2부(고법판사 이의영)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60)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 코로나로 3억 빚져…집에서 딸 수면제 먹여서 살해
A 씨는 2023년 2월 1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전남 광양에 있는 자택에서 33세 딸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수면제를 탄 음료를 딸에게 마시게 해 잠들게 한 뒤, 수면 중인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코로나19로 운영하던 식당이 폐업하며 약 2억 원의 채무를 졌고, 딸 명의로도 5000만~6000만 원대의 빚을 진 것으로 드러났다.
총 3억 원에 이르는 빚에 압박을 느낀 A 씨는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과 환청 등 증상에 시달려 우발적으로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 “수면제 먹어 기억 안 난다”는 진술…1심은 징역 12년 선고
다만 A 씨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저 역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해 범행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사람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던 어머니라는 점에서 A 씨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면서도 “A 씨가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함께 뇌경색 후유증, 우울증, 환각·환청 등 정신과적 증상도 일부 겪어 잘못된 판단에 이르게 된 점도 고려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 항소심 재판부 “1심부터 변명 납득안가”…형량 3년↑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보다 강도 높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부터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다, 항소심에서도 여전히 기억이 안 난다며 책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가족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1심보다 3년 늘어난 형량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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