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에 물축제라니…” 광주 광산구 여론 뭇매에 보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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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가 지난해 8월 31일 개최한 제1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 모습. 광주 광산구 제공
물난리로 전국에서 2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광주 광산구가 여름 물 축제를 강행하려다 비판 여론에 밀려 일정을 보류했다. 광주에서는 이번 극한 호우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3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당초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었다. 축제는 연예인 초청 공연과 물총 대전, 키즈풀, 얼음 놀이터 등 전형적인 여름 물놀이 행사로 구성됐다.

광산구는 이번 폭우로 13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었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한 상황이다. 인접한 북구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구가 물놀이 축제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국이 수해로 무거운 분위기인데 물놀이 축제를 여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더구나 심각한 피해를 입은 광산구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가 지난해 8월 31일 개최한 제1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 모습. 광주 광산구 제공
논란이 커지자 광산구는 23일 상인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축제 개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이번 워터락 페스티벌은 민관이 함께 준비한 뜻깊은 행사였던 만큼 마음이 무겁다”며 “상인과 주민들이 뜻을 모아 축제를 보류하기로 했다. 폭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물놀이 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었던 전남 함평군도 행사를 취소했다. 군 관계자는 “18일부터 운영 중인 물놀이장에서 간단한 행사를 열 계획이었지만, 수해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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