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6주 낙태’ 산모·의사 살인 혐의 기소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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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임박한 산모에 낙태 수술…병원장·집도의 기소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수술 뒤 사산한 것처럼 꾸며
입법 미비로 처벌 규정 공백…알선한 브로커도 재판행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깃발이 날리고 있다.  검찰이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게 내일(14일) 서울중앙지검 출석을 통보했다. 이번 소환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로, 대선 전 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최근 김 여사 측에 서면 출석요구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5.13. [서울=뉴시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깃발이 날리고 있다. 검찰이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게 내일(14일) 서울중앙지검 출석을 통보했다. 이번 소환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로, 대선 전 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최근 김 여사 측에 서면 출석요구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5.13. [서울=뉴시스]
검찰이 ‘36주차 임신중단(낙태)’ 유튜브 영상 사건 관련 낙태 수술을 받은 산모를 비롯해 수술이 이뤄진 병원의 병원장과 수술 집도의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정현)는 23일 80대 병원장 윤모씨와 60대 집도의 심모씨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낙태 수술을 받은 20대 유튜버 권모씨는 살인 혐의로, 해당 병원에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병원장 윤씨와 집도의 심씨는 지난해 6월 임신 34~36주차인 산모 유튜버 권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권씨의 진료기록부에 건강상태를 ‘출혈 및 복통 있음’이라고 허위 기재하고 태아가 사산한 것처럼 꾸몄다. 또한 수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태아의 사산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

검찰 조사 결과 윤씨는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낙태 수술을 통해 수입을 얻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실 3개와 수술실 1개를 운영하며 낙태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씨는 건당 수십만원의 사례를 받고 수술을 집도했다.

윤씨는 이 기간 동안 브로커들에게 환자 527명을 소개 받아 총 14억6000만원 취득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윤씨에게 환자를 알선 브로커 2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권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유튜버와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올해 6월 해당 병원에서 낙태 수술한 산모가 수백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등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현행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처벌 규정 공백기에 일부 산부인과 병원과 브로커들이 출산이 임박한 태아들에 대해서도 무분별하게 낙태 수술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적 동기로 생명을 경시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본건으로 취득한 수익금이 전액 추징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건강과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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