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탓인가” 더위 잘 타고 땀 ‘줄줄’…갑상선 이상신호?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7월 24일 14시 22분


코멘트

갑상선 호르몬 과다분비 더 덥고 땀나
심박수 빨라지고 많이 먹어도 살 빠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조형물에 현재 기온이 표출되고 있다. 2025.07.21. [서울=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조형물에 현재 기온이 표출되고 있다. 2025.07.21. [서울=뉴시스]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찜통 더위 속에서 더위를 유독 잘 타고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통해 에너지 대사와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신진대사가 촉진돼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남는 에너지는 열로 방출돼 더 덥게 느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문제는 요즘같이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겨도 모른 채 지나치기 쉽다는 점이다.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이 나는 것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주된 증상이기 때문이다. 무더위 속에서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심박수가 빨라지고 혈압에 이상이 생기거나 숨이 찰 수 있다. 신경이 매우 예민해져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을 자주 내게 되고 불면증도 생길 수 있다. 식욕이 왕성해져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줄고, 대변 횟수가 늘고 변이 묽어지며 심하면 설사를 한다. 팔 다리의 힘이 빠지고 손이 떨리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계속되면 눈에도 영향을 미쳐 눈이 튀어나오며 눈꺼풀이 붓고 결막에 충혈이 생기기도 한다. 여성은 월경이 불규칙해진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50~60대에서 많이 발병한다. 또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중년 여성은 가슴이 쉽게 두근거리고 피로함을 쉽게 느끼는 증상으로 인해 갱년기 증상과 혼동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운동을 해도 평소보다 숨이 가쁘다. 심한 경우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그레이브스병, 중독성 결절 갑상선종, 중독성 다발결절성 갑상선종 등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90% 이상은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가 혈액 내 높은 농도로 존재해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의심되면 혈액 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높아졌는지 확인하게 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갑상선 초음파로 갑상선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진단되면 보통 약물치료를 한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2개월 정도 후부터 좋아진다.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후부터는 대개 1~2년 정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약물 치료를 이어간다.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기 쉽다.

약물치료로 좋아지지 않으면 베타선, 감마선과 같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요오드(동위원소)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약물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어렵다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심장에 합병증을 초래해 부정맥이나 심부전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해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하루 세 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변이 잦아질 수 있어 장 운동을 촉진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수경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체중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면서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원래대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어 지나친 음식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평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아라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며 “가족력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자가면역성 질환의 경우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평소 스트레스와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