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 대규모 檢고위직 인사
서울고검장 구자현-반부패 박철우 등
文정부때 핵심 보직 인사들 재중용
기존 간부 20여명에 거취정리 요청
이재명 정부가 25일 단행한 첫 대규모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이른바 ‘친윤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배제되고, 기획·형사통 인사들이 핵심 보직에 전면 배치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중용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으로 밀려났던 간부들도 재중용됐다.
법무부는 이날 구자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52·사법연수원 29기)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등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일은 29일이다. 앞서 이달 1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취임 전에는 대검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일부 핵심 보직에 대한 인사가 선제적으로 이뤄졌고, 이날은 정 장관 취임 이후 사실상 첫 전면 인사가 진행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인물들의 ‘복귀’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고검장 중 최선임인 서울고검장에 임명된 구 연구위원이 대표적이다. 구 신임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핵심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선 대전 및 광주고검 차장검사와 비(非)수사 부서인 법무연수원 등을 맴돌았다. 전국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박철우 부산고검 검사(30기)가 승진 임명됐다. 박 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으며, 이후 대구·부산고검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내부에선 ‘기획통’ ‘형사통’을 우대하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코드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내정된 차순길 서울고검 형사부장(31기), 춘천지검장에 보임된 이응철 법무부 대변인(33기)은 각각 공공형사과장, 형사기획과장 출신으로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강력통으로 분류되는 박재억 인천지검장(29기)은 수원지검장으로 수평이동했고, 형사법제과장을 지낸 박성민 대전고검 차장(31기)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요직을 차지했던 특수통들은 대부분 전면에서 물러났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검찰 간부 중 윤석열 정부 시기 대검 반부패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 등지에서 근무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법무부는 기존 검찰 주요 간부 20여 명에게 거취를 정리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 신자용, 송경호, 신봉수 고검장 등 주로 특수통 검사들이 대상이었다. 이들을 비롯해 15명가량의 고검·검사장들이 최근 사의를 표했다.
탄핵 재판 당시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던 이영림 춘천지검장(30기)을 비롯해 정유미 창원지검장(30기), 허정 대검 과학수사부장(31기), 박영진 전주지검장(31기) 등 윤석열 정부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사들은 비교적 한직으로 발령 났다. 법무부는 다음 달 초 차장검사 및 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폭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진 만큼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대규모 교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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