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삽겹살에 찜통 모텔”…지긋지긋한 ‘성수기 바가지’

  • 뉴스1
  • 입력 2025년 7월 27일 07시 16분


코멘트

고발 영상에 불매 여론…진종오 “소비자 피해 매년 반복”
외국인 90% 이상 불편 신고…국민은 해외로, 내수는 역풍 맞아

성수기 휴가철만 되면 반복되는 관광지 바가지요금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한 유튜버는 울릉도 여행 중 겪은 바가지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유튜버는 한 식당에서 돼지고기 1인분(120g)을 1만 5000원에 주문했으나, 70% 이상이 비계인 고기가 제공됐다.

“울릉도 돼지는 원래 이렇게 기름이 많냐”는 질문에 업주는 “맞다”며 “일부러 퉁퉁 썰어 준다”는 어이없는 설명을 내놨다.

숙소 경험도 충격적이었다. 유튜버는 모텔급 숙소에서 2박에 25만 원을 결제했으나, 에어컨이 고장 나 객실 온도가 치솟은 상황에서도 숙소 측은 확인만 하고 조치 없이 다음 날 아침 퇴실만 재촉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시청자 반응도 뜨거웠다. 댓글에는 “거를 여행지 알려줘서 고맙다”, “죽을 때까지 울릉도 안 간다”, “이거 보고 가족여행 취소했다” 등 불만과 냉소가 쏟아졌다.

매년 반복되는데도 제도 미비…외국인 피해 더 심각

실제 바가지 피해는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27일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관광지 바가지요금 관련 피해 접수 건수는 총 155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24년 피해 접수는 총 50건으로 강원·경상 지역의 해산물 식당이 다수 포함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성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의적 가격 부풀리기와 서비스 미흡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단속 체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말했다.

이는 내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4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를 보면 지난해 관광불편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는 총 1543건으로 전년(902건) 대비 71.1% 증가했다. 그중 외국인 관광객의 신고가 1433건으로 전체의 92.9%에 달했다.

신고 유형 1위는 쇼핑(306건)이었고 2위는 택시(158건)였다. 뒤이어 숙박·음식점·공항 등에서도 여러 피해가 접수됐다.

일본인 관광객이 마스크팩을 강매당한 뒤, 가격 대비 3배 비싼 화장품을 권유받고 구매한 사례, 호주 관광객이 심야 택시로 인천공항에서 용산까지 가며 10만 6100원의 요금을 부과받은 사례, 중국인 관광객에게 택시 기사가 “돌아갈 때 빈 차로 간다”며 왕복요 금을 요구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바가지에 떠밀려 국내 기피…국민은 “해외로”

이런 분위기는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방한 외래객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내국인 관광 수요는 해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진종오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상반기 해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시즌을 앞둔 7월 현재도 여행사 예약은 일본·중국 등 근거리 해외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진종오 의원은 “바가지요금이 국민을 해외로 내모는 현실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며 “정부도 가이드라인 마련과 현장 모니터링 강화 등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