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신보다 경제적 효과 높아”
주요국, 고령층에 우선 권고 추세
SK바이오사이언스 임상계획 제출
고위험군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보훈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접종을 받고 있다. 2024.10.11. 대구=뉴시스
2025~2026절기에도 독감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예방 효과를 높이는 ‘면역증강제’(Adjuvant) 함유 독감 백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은 고령층의 기저질환이나 면역 노화에 따라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고용량이나 면역증강제가 활용되고 있다.
면역증강제는 항원의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물질로, 주로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 사용된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항원을 직접 투입하지 않아 안전성은 높으나, 기존 백신에 비해 면역원성이 약하다. 면역증강제를 함유하면 면역원성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면역증강제 함유 인플루엔자 백신은 CSL 시퀴러스의 ‘플루아드 쿼드 프리필드시린지’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관찰 연구 결과, ‘플루아드’는 기존 표준 용량 인플루엔자 대비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율 등 중증 질환 위험도 낮췄다.
최민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플루아드는 MF59 면역증강제를 포함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며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의 항체가 평균 6개월 이내 감소하는데 반해 플루아드는 접종 1년째에도 항체가 더 높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사회적 관점에서도 플루아드 예방을 함으로써 간병비, 교통비, 생산성 손실 등 사회적 비용 부담이 줄어들며 백신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가 높았다”며 “기존 백신과 비교했을 때 면역증강 백신이 비용 효과적일 확률이 88.4%로 일관적이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세계 주요 보건당국들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고용량 또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독감백신 접종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면역증강 백신의 사용을 지지하고 있다.
2023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권고안에서도 65세 이상 성인에서 낮은 백신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 플루아드를 포함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면역원성 백신의 높은 예방 효과를 근거로 국산 제품이 적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편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독감 백신 개발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기존 자체 개발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신규 독감백신 후보물질 ‘NBP607B’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에도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바 있다. 이번 개발은 그 기술력을 독감 영역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NBP607B에는 스위스 비영리 백신 연구기관 ‘VFI’의 면역증가제가 적용됐다. 다양한 면역증강 성분으로 구성된 이 물질은 고령층에서도 충분한 면역 반응과 항체 생성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다른 백신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다. 대표 기술인 ‘엘-팜포’(L-pampo)와 ‘리포-팜’(Lipo-pam)은 TLR2·3 기반 면역증강제로, 면역세포 활성을 극대화해 백신의 효능은 물론 다양한 면역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러한 면역증강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B형 간염 백신, 대상포진 예방백신, 면역항암제 등의 임상1상 및 2상 시험을 완료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를 활용해 미개발 감염병 백신과 mRNA 전달 시스템을 토대로 한 차세대 면역치료제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글로벌 임상 및 기술수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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