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료 중요한 ‘일과성 허혈 발작’…뇌졸중 위험 5배 높아
30대 뇌경색 환자 5년 새 3.7% 증가…“검진이 확실한 예방”
ⓒ News1 DB
# 주말 오전 30대 A 씨는 극심한 두통과 함께 팔다리가 저릿하며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몇시간 휴식을 가진 후 상태가 괜찮아지자, A 씨는 더위를 먹은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 비슷한 증상이 또 나타나자 병원을 찾았다. MRI 등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과성 허혈 발작’ 진단을 받았다.
뇌졸중 위험 5배 높은 ‘일과성 허혈 발작’…90일 내 재발률 13%
일과성 허혈 발작 (transient ischemic attack)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상태가 나아진 듯한 착각에 많은 이들이 적절한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졸중 발생의 대표적인 위험 신호다.
재발률이 90일 안에 10~13%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정도가 첫 이틀 이내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뇌 손상이 나타난 경우가 많으며 영구적으로 후유증이 남는 뇌경색이 따라 올 수 있다. 다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뇌경색의 80%는 예방이 가능하다.
문하용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증상이 짧게 나타나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불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은 대개 일시적 증상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중 17~20%는 3개월 내 다시 뇌경색을 겪을 위험이 크고, 정상 대비 뇌졸중 위험이 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도 뇌혈관 질환 미리 관리해야…30대 뇌경색 환자 5년 새 3.7배 증가
뇌혈관 질환은 2023년 기준 국내 사망원인 중 4위다. 전 세계에서는 10초에 1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60~70대에 주로 발병하는 만큼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에는 20~40대에서도 뇌혈관 질환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 혈류의 부족에 의해 일시적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졸중과 따로 분류한다.
20~40대 젊은 층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뇌혈관 질환은 뇌경색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진료받은 30대 환자 수는 2020년 4455명에서 지난해 4618명으로 5년 새 약 3.7% 증가했다. 20대와 40대 환자 수도 최근 몇 년 새 증가하는 추세다.
문 과장은 “실제로 과거에 비해 45세 이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전체 뇌졸중 환자 중 약 12~15%가량이 55세 미만이라는 보고도 있다”며 “그러나 뇌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젊은 층은 증상 초기에 이를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골든타임 ‘관건’ 초기 증상 빠르게 알아차려야…정기 검진이 확실한 예방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골든 타임이 중요하다. 급성뇌경색의 치료 골든 타임은 4시간 30분 이내로 이 사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골든타임이 지났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야 예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발생 시 나타날 수 있는 초기 주요 증상은 △얼굴과 팔다리, 특히 몸의 한쪽 부분이 무감각해지고 힘이 없어지는 편측 마비 △말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언어장애 △시각 장애 △어지럼증 및 심한 두통 등이다. 위 증상 가운데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났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혈관 질환은 대개 정기 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뇌 MRI 및 뇌 MRA 검진은 뇌 구조와 뇌혈관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정밀 검사 중 하나다. MRI는 뇌의 구조적·기능적 이상 여부를, MRA는 뇌혈관을 정밀히 확인하는 검사다. 최근에는 한 번의 촬영만으로 두 검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병원도 많다.
ⓒ News1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유전적 가족력 상 뇌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건강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은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인자다. 고혈압은 뇌졸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며 당뇨병 또한 뇌경색 환자의 15~33%에서 동반된다. 혈중 총콜레스테롤 및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증가 등 이상지질혈증도 뇌경색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과 음주, 비만 역시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다.
특히 최근처럼 폭염이 계속될 때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체온 관리를 통해 몸컨디션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에는 체중감량 및 식이조절·운동·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채소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또한 매일 30분 이상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하면, 비만 예방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 된다.
댓글 0